박서진, 침묵 끝에 군면제 인정 및 사과
"정신질환으로 면제, 부정적 시선 두려웠다"
"거짓말 의도 없어…실망시켜 죄송하다"
유명 트로트 가수 박서진(29)이 자신을 둘러싼 군 면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 정신질환으로 면제 판정을 받고서도 이를 숨겼던 이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박서진은 2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저는 2014년 11월 스무살 때 병역판정검사에서 7급 재검 대상 판정을 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 재검사를 거쳐 2018년 최종적으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며 "1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병원에서 꾸준히 관련 치료를 위해 약물 복용과 심리 치료를 병행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신질환으로 군대 면제가 됐다고 하면 저를 향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방송과 행사 등 저를 찾아주시는 곳도 없어져 가수로서의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너무나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서진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음에도 입대를 앞둔 것처럼 거짓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서진은 지난해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곧 입대를 앞둔 나이인데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입대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히트곡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박서진이 대중을 속였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과거 인터뷰 질문에 병역 면제를 이미 받았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평소 꿈으로 삼았던 히트곡이 목표라고 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답변이 이렇게 큰일로 불거질 줄은 미처 몰랐다"며 "이번 일로 실망감을 느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박서진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8일 "박서진이 가정사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20대 초반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서진은 그간 여러 방송을 통해 안타까운 가정사를 공개했었다. 그는 KBS1 '인간극장'에 출연해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작은 형의 49재 당일 간암 투병을 하던 큰 형이 간 이식 부작용으로 연이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어머니마저 자궁경부암 3기 판정을 받자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우울증·불면증을 겪은 그는 병무청 신체검사를 통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30일 KBS '살림하는 남자들'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서진의 고백에 누리꾼들은 "병역 면제 판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건데 왜들 그렇게 비난하냐" "정신질환 고백이 어려워서라잖아.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인데" "가정사 들어 보면 정신질환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줘서 다행" "전 국민 앞에서 정신 건강까지 다 까발리긴 어려웠겠지" "박서진 친형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안쓰럽네" 등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형 1억원치 할 정도면 보통 정신력이 아닌데" "수천 명 앞에서 공연하면서 무슨 정신질환" "선택적 정신질환 아닐까" "다 해도 입대만 못 하겠다?" "정신질환자가 TV에 나와도 되나" 등 비판적인 반응도 잇따랐다.
한편 병역과 관련한 정신건강 검사 체계는 총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대상자 전원의 인성검사와 인지능력검사다. 이후 임상심리사가 개별면담(2단계)을 통해 심리검사를 하고 종합적인 심리평가를 하는 정밀심리검사(3단계)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심리검사결과와 치료 기록 등을 참고해 신체등급을 판정(4단계)한다. 정신질환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외과 질환보다 의사의 판단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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