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거장 장 프루베의 36㎥ 조립식 건축물 설치
르 코르뷔지에·피에르 잔느레 등도 함께 조명
20세기 프랑스 대표 건축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장 프루베의 '빈티지 가구'와 국내외 미술작품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미술품 경매 회사 서울옥션은 가구 거래 업체 앤더슨씨 디자인 갤러리와 기획전 '장 프루베의 집'을 오는 17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진행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장 프루베의 집'은 미술 작품과 빈티지 디자인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주제로 기획된 'Art & Furniture'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다.
전시장에는 프루베의 대표작 ‘해체할 수 있는 집(Demountable House)’이 실제 크기 그대로 조립, 설치돼 그의 혁신적 디자인 철학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쪽 벽 길이가 6m로 면적이 10평 남짓한 이 작품에서는 건축물을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변형할 수 있고 이동할 수 있는 가구로 해석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건축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랑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조립식 건축물로, 간편한 운반과 조립, 해체가 가능해 오늘날에도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제작 당시 약 400개가 생산되었으나 오늘날 완전한 형태로 남은 사례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출품작은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장 프루베를 중심으로 르코르뷔지에, 샤를로트 페리앙, 피에르 잔느레 등의 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함께 다루며, 이들이 추구했던 기능주의와 순수한 형태미를 선보인다. 샤를로트 페리앙의 ‘누아주 북쉘프’, 피에르 잔느레의 ‘찬디가르 퍼니처’, 르코르뷔지에와의 협업작 등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돼 당대 예술사조를 집중 조명한다.
서울옥션은 이처럼 프렌치 디자이너들의 작품세계가 구현된 공간에 김창열, 데미안 허스트, 프랭크 스텔라, 헤르난 바스 등 국내외 현대미술 거장들의 평면 작품을 조화롭게 배치해 공간의 완성도를 높였다.
프루베의 건축과 가구는 실용성과 구조적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 그의 대표작 ‘스탠다드 체어’ 역시 하중의 분배를 고려한 실용적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학교 의자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집은 소비재가 돼야 하며, 이동할 수 있고 진보적인 도시화에 적합해야 한다"는 그의 급진적 예술 철학은 예술적 가치와 실용성이 결합한 디자인으로 오늘까지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거장의 손길로 탄생한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는 고유한 예술성과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술품과 유사하며, 함께 어우러졌을 때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미술 애호가들이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작품의 조합과 조화를 감상하고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 필요한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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