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글루건 품귀 현상까지 벌어져
인테리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접착용 공구 '글루건'이 최근 일본 여중생의 화장 필수품으로 등극했다. 글루건으로 만든 '가짜 눈물'을 얼굴에 치장하는 트렌드가 틱톡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최근 일본 청소년 사이에서 화제로 부상한 '글루건 가짜 눈물' 열풍을 조명하고 나섰다.
가짜 눈물은 글루건을 이용해 물방울 모양을 만든 뒤, 글루가 식어 딱딱하게 굳으면 얼굴에 붙이는 새로운 화장 방법이다. 이 트렌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유되면서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일본 매체는 해당 메이크업이 "3D 눈물방울 메이크업"으로 불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학생용 제품 홍보 기업인 일본 'AMF'는 3D 눈물방울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여학생들의 화장 트렌드는 매우 빠른 주기로 변하며, 대략 인기 메이크업이 2주 이상 가는 경우는 드문 탓이다. 일본 여학생들은 매일 다양한 스타일을 실험하고, 셀카를 찍고,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SNS에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D 눈물방울도 이런 놀이 문화에서 탄생했다. 어른들처럼 고가의 화장품을 자주 구입할 수 없다 보니, 대신 저렴한 도구를 이용해 기발한 메이크업을 만드는 추세가 자리 잡은 것이다.
최근 여학생들이 글루건을 구하고 나서면서 일부 지역에선 '글루건 품귀 현상'까지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글루건 제조사들은 글루건을 피부에 붙일 경우 피부를 자극하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화학 물질을 미용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이들은 글루건은 장식품이 아닌 공예품 제작 용도로 개발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중학생의 글루건 열풍은 일본, 중국 등 해외 누리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선 '가짜 눈물'에 대해 "우스꽝스럽다", "눈물이 아니라 콧물 같다", "진짜 일본에선 이런 유행이 번지고 있는 거냐" 등 비판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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