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농수산부장관의 비자금 관리인을 사칭해 거액을 가로챈 60대 여성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 8단독 이준석 판사는 사기 혐의를 받는 A씨(61)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농수산부장관을 지낸 고(故) 장덕진씨의 비자금 관리인을 사칭해 지하자금을 푸는 명목으로 10차례에 걸쳐 1억51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B씨(65)를 상대로 수천억원 상당의 지하자금을 빼내려 한다며, 작업비를 지원해주면 추후 주택 구입과 노후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A씨는 현재 금융감독원이 결재를 마친 상태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귀국해 청와대의 허락만 있으면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거짓말했다.
그러나 실제 수천억원 규모의 지하자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A씨는 B씨로부터 받은 돈을 생활비로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며 수익을 돌려줄 능력도 없었다.
재판부는 "과거 피고인이 2건의 동정 범행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피해자를 기망하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피해자가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잃고 심각한 경제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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