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어색한지 고개 상하좌우 움직여
관등성명에 악수 기다리는 민망한 상황 포착
최근 군 장교 앞에서 '전쟁 사명' 강조해
군 장교에게 악수를 청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내민 채 민망하게 서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스웨덴 매체 익스프레센 영상을 인용해 악수에 응하지 않고 경례만 하는 북한 장교 앞에서 민망한 듯 손을 뻗은 채 고개를 상하좌우 움직이며 악수하기를 기다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은 장교를 보자마자 반갑다는 손을 내밀었지만 장교는 관등성명을 비롯해 무언가 계속해서 말하며 경례한 손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김 위원장이 오히려 장교의 악수를 기다려야 하는 겸연쩍은 상황이 연출됐다. 김 위원장도 민망한지 손을 내민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장교의 말이 끝나자 재차 손짓했다. 그제야 장교는 경례를 멈추고 악수에 응했다. 영상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악수하기 위해 김정은이 장교를 기다리는 모습이 웃기다" "이리저리 다른 곳을 보는 시선과 빈손이 민망해 보인다" "그는 이제 장교가 아니라 '전직 장교'가 될 예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김 위원장이 군 장교들을 모아놓고 '전쟁 준비'를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난하며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5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대대장·대대 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미국의 반공화국 대결 준동이 우심해질수록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행동의 정당성은 더욱 뚜렷이 확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며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 경험을 늘리고 군사적 개입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 무력 강화 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불가역적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남은 건 당장이라도 핵 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강변했다.
이번 연설은 미국을 겨냥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유럽·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전쟁 위협을 키운 탓에 북한의 핵 개발은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 대선 이후 김 위원장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으로 수많은 나라들이 전쟁에 말려들고 있다면서 "국제 안보 형세는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미제와 추종 국가들의 군대'로 규정하며 "나토 같은 군사동맹 간판을 쓰고 조선반도 지역에 나타나도 이상할 게 없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 준비 완성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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