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대외금융자산, 4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이 3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증시 등이 호황을 보이면서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다. 대외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달러로 전분기 말(8585억달러) 대비 1194억달러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폭은 2021년 3분기(1212억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이 4분기 연속 증가한 영향이 크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는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4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말보다 1183억달러 증가한 2조5135억달러로 집계됐다. 직접투자는 이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면서 전분기 말 대비 302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해외 주식투자와 미국 증시 호조세 지속으로 지분증권이 크게 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채권투자 등 부채성 증권이 늘면서 646억달러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원인에 대해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와 함께 4분기 연속 증가한 영향이 크다"며 "대외금융자산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의 증가폭은 역대 두 번째 규모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된 이유는 해외주식 및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증권 평가액이 상승하는 등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이 모두 큰 폭의 플러스(+)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미국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증시가 반등했고 3분기에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등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 또한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비거주자의 국내 직접투자가 줄면서 전분기 말 대비 11억달러 감소한 1조5357억달러로 집계됐다. 직접투자는 게임, 금융업종 등에 투자가 지속되고 원화 강세로 인해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전분기 말 대비 190억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주식투자가 감소하고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지분증권이 전분기 말 대비 533억달러 크게 줄고, 원화 강세로 인한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로 부채성 증권이 266억달러 늘면서 전 분기 말 대비 267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건전성 지표 양호…"외국인 투자 확대로 인한 단기외채 증가 때문"
대외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8%로 전분기 말(34.4%)보다 3.4%포인트 높아졌다. 단기외채가 늘면서 비율이 상승했지만, 직전 3개년도 분기 평균(38.4%)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은 전분기 말(21.6%)보다 1.0%포인트 증가한 22.6%를 기록했다. 단기외채 비중이 증가하면서 비율이 상승했지만, 직전 3개년도 분기 평균(26.6%)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박 팀장은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이 상승한 것이 다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이번 상승은 지난 7월부터 단기 차액 거래 유인이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단기채 매입과 외은 지점의 채권투자자금 차입이 늘면서 단기외채가 상당폭 늘어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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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단기외채가 늘어난 건 외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단순차입이 아닌 외국인의 투자 확대로 늘어날 경우에도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이 상승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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