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9% 급등…비트코인 또 최고가
'친기업 정책' 예고한 트럼프 효과
이번 주 CPI·PPI 등 물가 지표 주목
미국 뉴욕 주식 시장에서 3대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친기업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수혜 주인 테슬라는 10% 가까이 급등했고, 비트코인 시세는 8만7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4.14포인트(0.69%) 상승한 4만4293.13에 장을 마감해 최고가를 다시 썼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1포인트(0.1%) 오른 6001.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11.99포인트(0.06%) 상승한 1만9298.76에 거래를 마쳐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다우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처음으로 마감가 기준 각각 4만4000선, 6000선을 돌파했다.
종목별로는 트럼프 수혜 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일찌감치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는 9.06% 급등했다.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4.7% 뛰었다. 금융주도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 완화 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JP모건 체이스는 0.97% 올랐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2.18%, 2.11% 강세였다. 다만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기술주는 약세를 보였다. 애플은 1.2% 내렸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1.61%, 1.07%씩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친화적인 정책을 예고한 가상화폐는 치솟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 8만달러를 처음 돌파한 뒤 하루 만인 이날 8만7000달러까지 넘어섰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4시22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 대비 11.05% 뛴 8만7970달러 선을 기록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예고하며 기업들이 큰 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했다. 특히 지난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속한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 다수당까지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실현될 것이란 관측 역시 높아졌다.
월가 대표 강세론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주식 투자자들은 감세와 규제 완화를 촉진하는 친기업 행보의 정권 교체에 환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데니 대표는 S&P500 전망치도 2024년 6100, 2025년 7000, 2026년 8000선으로 종전 대비 상향 조정했다.
모건 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선거와 추가 금리 인하 속에 강세장이 시장을 신고점으로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증시의 강력한 급등으로 인한 이익 실현 가능성, 이번 주 인플레이션 지표 등이 시장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도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앞서 Fed는 지난 7일 열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75~5.0%에서 4.5~4.7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22년 3월 금리 인상 후 2년6개월 만인 올해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서며 통화완화 사이클을 개시한 뒤 두 번째 인하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13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는 14일에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물가 지표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 추세를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C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지난 9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9월(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 금리는 10년물 중심으로 상승 중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33% 선을 오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수준인 4.25%를 기록 중이다.
달러 가치는 강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9% 오른 105.4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34달러(3.32%) 내린 배럴당 68.0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04달러(2.76%) 하락한 배럴당 71.8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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