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발로 걷어차 나뒹굴게 한 20대 아빠…"가히 충격적"

용변 실수한 딸, 발로 걷어차 나뒹굴게 해
"형 무겁다" 항소…원심 판결 유지
法 "정상적 훈육 아냐…가히 충격적"

용변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딸을 발로 걷어찬 20대 아빠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8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29)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40시간의 아동학대 및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아동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 판단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원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딸 B양(4)이 용변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달려들었고, B양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 이어 B양을 일으켜 세운 뒤 또다시 양발로 걷어차 나뒹굴게 하며 신체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 결과 B양은 A씨가 달려들자 폭행을 당하기 전부터 양손을 들고 움츠리는 등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월 자택 거실에서 대화를 시도하려는 아내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채를 잡아 밀치고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등 2차례 폭행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도저히 정상적인 부모의 행동이나 훈육 방식으로 보이지 않고 가히 충격적"이라며 "CCTV 영상을 봤을 때 평소에도 아동을 같은 방식으로 폭행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A씨를 그 자리에서 구속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형을 변경해야 할 정도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난 9월에도 발생한 바 있다. 추석 연휴였던 9월 15일 낮 12시경 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택에서 생후 83일 된 C군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C군의 아버지는 "자고 일어났는데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경찰은 그보다 앞선 7월 C군 부모가 아이의 머리뼈를 골절시킨 학대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C군의 친형인 D군에게도 무릎을 잡아당겨 부러뜨리는 학대 행위를 가해 검찰에 송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