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대기업 회장님들은 아직도 재판 중…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대기업 오너·회장들이 적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장 취임 2주년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이 회장을 불기소하고 수사를 중단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지만, 검찰은 67일간의 장고 끝에 기소를 강행했다.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승진 당일에도 별도의 취임식 없이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고, 지난해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에도 재판에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 부장판사, 김선희·이인수 고법판사)는 지난 7월 제2회 공판기일에서 내년 1월 27일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넘기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사건은 상고심에 계류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1-1부는 지난 9월 6일 허 회장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허 회장이 받는 재판은 이 건만이 아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트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조승우 부장판사)가 허 회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 사건은 지난주 제2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1심 과정에서만 약 5년째 서초동에 발이 묶여 있다.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명예회장과 법인 등에 대한 1심 공판이 끝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이 회장의 1심 선고 기일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은 앞서 이 명예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020년 1월 사건 접수 이후 4년 10개월 만에 1심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위원장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재판장 양환승 부장판사)의 심리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재판부는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계열사 부당지원 및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은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 보석 신청이 인용돼 석방됐다. 2023년 3월 법원에 접수된 이 사건은 3회의 공판준비기일을 비롯해 40회 이상의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항소심도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는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 혐의를 받는 박 전 회장의 사건을 심리 중이다. 지난해 11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사가 징역 10년을 구형했으나 변론이 재개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돼 법정구속됐지만 지난해 1월 항소심 진행 중 보석으로 석방됐다.

법률신문 박수연·한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