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회의서 러시아 추궁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 8000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북한군 파병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한 러시아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이 이 같은 내용의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우드 차석대사는 "난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측 동료에게 매우 정중하게 질문하겠다"며 "러시아에 북한 병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러시아를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답변권을 별도로 행사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장에서 자리를 비운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전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전날 안보리 회의에서 세르히 올레호비치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번 주 북한군 총 4500여명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도착해 조만간 직접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우드 차석대사가 밝힌 북한군 규모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파악한 수준의 두 배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후 영토 방어에 집중했지만 지난 8월부터 러시아 본토 내부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공격해 들어갔고 현재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혈맹 수준으로 심화하는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전날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정당한 군사 목표물로서 총알받이 신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군이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할 임금은 김정은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자국민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북한 정권은 결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러 간 군사협력은 불법이자 안보리 결의를 다수 위반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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