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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상환, 타이밍이 돈이다…당국 압박에 은행권 '셈법'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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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농협은 중도상환 수수료 한시 면제
우리는 '검토', 국민·하나는 계획 없어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개편도 코앞

중도상환, 타이밍이 돈이다…당국 압박에 은행권 '셈법'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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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정책이 제각각 나오면서 차주들의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내년 1월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율 부과체계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들은 거래 은행의 정책에 따라 지금 바로 중도 상환할지, 아니면 인하 시점까지 기다릴지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정책은 현재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기금대출 등은 제외) 면제 정책을 실시 중이며, 농협은행도 특정 등급(BS 5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가계 여신에 대해서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신한은행의 경우 면제 기간이 11월 30일까지인데,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우리은행은 최대 한도 2억2200만원인 '우리WON전세대출'만 중도상환해약금을 면제하고 있으며, 현재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지난 9월 가계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만 일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했으나 그 정책은 10월초 끝나 지금은 수수료를 받고 있고, 올해 중 다시 면제 정책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역시 면제 정책에 대한 검토는 안 하고 있다.


은행들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치는 대외적으로는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는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표방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실질적 배경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면 여윳돈이 생긴 차주들은 대출을 상환할 것이고, 그러면 가계부채가 줄어든다. 수수료 면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은행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계부채 규모를 떠안고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현재 5대 은행의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 1.4%, 변동금리 1.2%이며, 전세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0.6~0.7%다. 이에 가계대출 조기상환을 고려 중인 차주들은 현재 거래 은행의 정책에 따라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거래 은행의 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신한은행처럼 전면 면제 중인 은행의 고객이라면 지금 상환하는 게 유리하지만, 다른 은행 고객들은 수수료율 인하 시점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업무원가와 영업특성 등을 반영한 실제 발생 비용 중심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개선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안'을 1월 중순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은행에서는 인하된 수수료율을 1월보다 앞당겨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대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이 은행권 합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수료율을 얼마나 인하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같은 은행권 중에서도 인터넷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련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 출범 때부터 면제 정책을 써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들은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부 비대면으로 구축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서도 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비용을 감내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상환, 타이밍이 돈이다…당국 압박에 은행권 '셈법' 분주

자료=천준호 의원실

금융위원회는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개편을 앞두고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등 전 업권의 시뮬레이션 산출 결과를 검토 중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시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과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등 실비용만 인정된다. 지난해 금융위는 변동금리·단기대출상품에 이자비용 반영 제한, 대면·비대면 가입채널 간 실제 모집비용 차이 반영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금융사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출했다.


문제는 일부 금융사의 경우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사들에 수치를 다시 산출해보라고 주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너무 차이가 나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 있고, 화살이 금융당국으로 향할 수도 있으니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의 숫자를 공시하도록 사전에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일 업권 내 격차도 있어 당국의 고민거리다. 금융위 감독기준안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행정비용과 모집비용, 기회비용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사마다 기준과 관례가 달라 업권 내에서도 예상보다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몇 bp(1bp=0.01%포인트) 수준의 차이는 무방하지만, 그 이상 차이 나는 경우에 대해서는 당국 지침을 제대로 따라 산출한 건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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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기회비용이나 부동산 담보 관련 비용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취급하는 수수료가 크게 다를 수는 없다"며 "업권별로는 은행들이 대규모로 취급하니 규모의 경제가 있어 수수료가 많이 떨어질 것이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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