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채권 등 자산 넘겨 1300억 자금 조달
새마을금고 사태·PF 부실로 금융채 발행 못해
올해만 다섯차례 '자산유동화'로 차입금 만기 대응
영업자산 감소에 추가 유동성 확보 여력 약해져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PE) ST리더스PE를 통해 인수한 캐피털사 엠캐피탈(전 효성캐피탈)이 영업자산을 유동화해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새마을금고 사태와 자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증가로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던 금융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계속해서 자산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급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영업자산을 대거 외부에 매각하면서 자금조달 여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KB증권 주관으로 1800억원 규모의 영업자산을 농협은행 신탁에 매각했다. KB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농협은행이 발행한 신탁수익증권을 매입한 뒤 이를 기초자산(담보 성격)으로 투자자들에게 유동화증권을 오는 30일 발행할 예정이다.
엠캐피탈이 자금 조달을 위해 신탁에 넘긴 영업자산은 총 6326건의 리스·대출·할부채권 등이다. 공장설비, 자동차, 의료기기 관련 리스 및 할부채권과 자동차담보대출과 일반대출 등이 섞여 있다. 자산의 원금 잔액은 1792억원어치로 양도가액은 1913억원으로 평가됐다. 엠캐피탈이 영업자산 유동화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300억원 규모다.
엠캐피탈은 올해 들어 1월, 2월, 4월, 8월, 9월에 연이어 영업자산을 활용한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신용도 악화로 금융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자산 유동화를 거의 유일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신용등급은 A-로 등급 전망에 ‘부정적’ 딱지를 달고 있다.
자산이 부실화되면서 신용도 악화로 이어졌다. 올해 6월 말 현재 전체 자산에서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7.6%로, 지난해 말 3.9%에서 2배로 치솟았다.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한 요주의이하여신의 비율은 전체 영업자산의 20.1%에 이른다. NPL 대비 대손충당금 비중도 50%를 밑돌아 손실흡수 능력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유동성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올해 6월 말 전체 차입금 2조3000억원 중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이 64%에 이른다. 만기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하려고 잇따라 자산 유동화를 시행하면서 영업자산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차입금 만기가 계속 도래하면서 차입금 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영업자산이 줄면서 추가적인 자산유동화 여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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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캐피탈은 1997년 효성파이낸스로 출범한 여신 전문 기업이다. 1999년부터 효성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7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서 여신 전문 기업 스타리스를 인수·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효성이 2020년 ST리더스PE가 새마을금고 출자로 만든 법인 스마트리더스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엠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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