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한진타운 등 7234가구
용적률 높아 재건축 사업성 낮아
리모델링 인식 악화가 걸림돌
서울 일부 리모델링 사업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성동구에서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 여러 곳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지들로 주민 동의율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5호선 행당역 인근에 모여 있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일제히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이들 단지를 합하면 가구수가 총 7234가구에 달한다.
2134가구 규모의 행당한진타운은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막판 동의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동의율은 59%에 육박해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법정 동의율(약 66.7%)까지 7%가 필요한 상황이다.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회는 단지 내 동의율 현황을 공개하고, 리모델링 추진이 필요한 이유 등을 배치하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연말에는 주민 대상 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연규용 추진위원장은 "가구수로 따지면 150가구 정도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 총회를 목표로 하고 있고 새로 유입되는 가구를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의율을 받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40%를 달성할 정도로 거침없이 올라가다가, 정부 정책이 바뀌고 시장도 가라앉으면서 동의율이 정체됐다"며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단지 내 손바뀜도 활발해지면서 동의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행당역을 사이에 두고 행당한진타운과 마주 보고 있는 행당대림(총 3404가구)도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행당한진타운 바로 뒤 금호벽산(1707가구)은 가장 속도가 빠르다. 이 단지는 올해 7월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남은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건축심의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가장 까다로운 절차로 평가받는다.
이 단지들은 용적률이 200%대로 높아 재건축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리모델링을 택했다. 단지가 언덕에 자리 잡아, 재건축을 해도 높은 용적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행당한진타운은 용적률이 294%, 행당대림은 254%에 이른다. 행당한진타운의 경우 올해 초 정비업체를 통해 재건축 전환 가능성도 따져봤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최근 2년 사이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이 악화한 것은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는 풀린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오히려 까다로워지면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 등에 대한 평가가 나빠졌다.
특히 단지에 오래 거주한 주민일수록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들 단지에는 동의율 확보를 설득하는 현수막과 이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어지럽게 혼재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금호벽산이 속도를 내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공감대는 생겼지만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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