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제한적·한시적·예외적 자율권 허용"
"여러 의견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
신발로 인한 발바닥 물집 사진 공개되기도
배드민턴선수 안세영(22·삼성생명)이 불편함을 호소했던 국가대표 후원사 신발을 당분간 신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요넥스와 계약 변경에 관한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안세영 선수의 경기화에 한해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며 예외적인 자율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리올림픽 이후 표현된 국민 여론, 국회 현안 질의에서 나타난 여러 의견, 스포츠 관계자들과 안세영 선수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가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경기용 신발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전체 국가대표 선수들의 용품 선택 등 문제에 대해 요넥스와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김택규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규정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배드민턴협회 규정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라켓과 신발처럼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까지 후원사 물품을 사용할 것을 강제하는 경우는 올림픽 종목 가운데 배드민턴과 복싱뿐이다.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의 발바닥 물집 사진과 함께 "안 선수 본인은 (발바닥 염증이) 신발 때문이라고 하는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왜 국내 협회는 예외 규정을 두지 않느냐"고 묻자 김 회장은 후원사와의 계약과 이에 따른 규정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자 민 의원은 "그게 협회장이 할 말이냐. 그럼 협회장을 왜 하느냐"라며 "국가대표 선수가 신발이 안 맞아서 불편함을 호소하면 그걸 풀어줄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함께 출석한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역시 "신발 문제는 훈련이나 대회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며 "스폰서 관계 때문에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민 의원은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후 안세영은 지난 9일 경남 밀양에서 개최된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 경기에 참석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배드민턴을 많이 사랑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복귀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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