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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낙태권 외치며 여성·진보 러브콜 vs 트럼프, 反이민 정서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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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美 대선]④경제사회 공약 살펴보니

해리스, 중산층 '기회 경제'
트럼프 '개인 감세' 영구화
세수공백 메울 방법은 '함구'

전 세계 사회 및 경제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 표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낙태, 이민, 경제 등 핵심 정책 이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중산층 강화를 위한 '기회 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는 한편, 낙태 문제를 앞세워 여성, 진보층을 결집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내 반이민 정서를 이용해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대선 후반에 접어들어 7개 경합주 표심을 의식한 듯 두 후보가 교집합을 보이는 공약도 엿보이고 있다.

해리스, 낙태권 외치며 여성·진보 러브콜 vs 트럼프, 反이민 정서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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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낙태권 강조…여성·진보층 러브콜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연일 낙태 공약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점을 부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임신 22주까지 낙태를 인정하는 연방 판결인 로 대 웨이드가 2022년 폐기된 것을 뒤엎고자 한다.


낙태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선거가 다가오자 낙태 정책은 주에서 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의 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법에 대해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을 냈고, 같은 달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는 자신을 '여성의 보호자'라고 지칭했다. 또 공화당이 반대해 왔던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비용을 정부, 민간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도 확인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 문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좌클릭 행보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다. 그는 이달 인기 팟캐스트 '콜 허 대디'에서 "‘트럼프 낙태 금지’를 하는 곳이 20개주나 된다"며 "낙태를 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트럼프"라고 비판했다. CNN이 지난달 말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해리스 부통령(52%)이 트럼프 전 대통령(31%)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불법이민 공세 "해리스는 국경 차르"

미국 내 급증한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남부 국경 통제에 실패해 해외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불법 유입되며 미국 범죄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 차르'라고 비난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는 동시에 주택 가격도 상승시키는 등 미국이 직면한 사회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 그는 재선 시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국경 장벽 건설 재개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보안 강화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어느 정도 입장을 같이하면서도 동시에 인도적 이민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권자들은 이민 공약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점수를 더 주고 있다. CBS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지난달 조사를 보면 각각 50%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마초 합법화·총기 보유·의료 보장…두 후보 '교집합'

대선 표심을 고려한 나머지 두 후보 사회정책이 교집합에 이르는 지점도 있다. 오락용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가 대표적이다. 현 미국에서 대마초 사용을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다. 그런데 마약 근절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21세 이상 성인이 오락용 대마초를 사용하는 것을 동의한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은 2022년 기준 177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총기 문제에 대해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우클릭 행보를 보인다.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 입법화는 민주당 의제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미시간주 지지 행사에서 "누군가 내 집에 침입한다면 총에 맞을 것"이라며 총기 보유뿐만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동시에 총기 구매 시 범죄 전력 등 신원 조회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의 의견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민주당 총기 규제 의제에서 벗어나지 않음으로써 두 진영의 유권자들을 포섭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국가 부채 문제와 직결되는 의료보장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달리 오바마 정부 때 도입된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난달 TV 대선토론을 통해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슐린 가격을 35달러로 제한하고, 처방약 본인부담률을 연간 2000달러로 제한하겠다는 공약도 추가로 내놨다.

해리스는 '기회 경제', 트럼프는 '개인 감세' 영구화

해리스는 부통령은 중산층 지원에 집중한 기회 경제도 핵심 공약으로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대적인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지지하고 있고, 중산층을 위해 양육비용 6000달러, 첫 주택구매자에게 2만5000달러를 각각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약점인 고물가와 관련해서는 식료품 회사를 겨냥한 '바가지 가격(price gouging) 방지법'을 제정할 방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말 만료되는 2017년 개인 감세안을 영구화하고, 노령연금 면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팁 근로자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위해 팁에 대한 면세까지 약속했는데 이후 해리스 부통령마저 팁 면세를 공약으로 넣었다.


두 후보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 공약을 발표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각종 세액공제와 관계없이 대기업에 최저 15%의 법인세율을 물렸던 바이든 행정부의 대기업 증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2017년 재임기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15%로 추가 인하하겠다고 예고했다.

경제 정책은 "미국 우선"…모두 '우클릭'

두 후보 모두 경제 정책에서만큼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전망이다. 경제 정책은 자국 일자리 창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과 직결되는 문제인 탓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세액공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공약에서 자국 제조업체에 10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세액공제를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멕시코 생산 중국 자동차에는 최대 200% 관세를 물릴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대(對)중국 정책에 있어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같은 강경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대폭적인 관세 인상 조처를 시행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 노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정책에서 해리스는 친환경, 트럼프는 화석연료 채굴을 주장해 왔지만, 선거가 임박하면서 후보들은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 경선 당시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프래킹을 환경 오염 문제로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철회했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많은 펜실베이니아주가 대선 판세를 가를 핵심 경합주로 떠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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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되든 재정적자는 늘어날 전망

두 후보는 이번 공약에서 지출 증가에 방점을 두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공약 이행에 따른 세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미 초당파 비영리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적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7조5000억달러,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3조5000억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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