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우려 속에 중동에 미군을 추가로 배치할 태세를 갖췄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최근 이같이 조치하며 우발 사태에 대응할 미군의 준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중동 지역의 미국인과 군대를 보호하고 이스라엘을 방어하며 억지력과 외교력을 통해 (긴장) 상황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동에 단기간에 병력을 배치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군사 태세를 역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이란 및 이란 대리 세력이 현 긴장 상황 악용 및 분쟁을 확대를 경계하면서, 역내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CSG)을 미 중부사령부에 계속 주둔시키고, 와스프 상륙준비단(ARG)과 해병원정대(MEU)에 동부 지중해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백악관도 현재 중동 지역에 예전보다 더 많은 미군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했다"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수백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4월보다 현재 중동에서 더 많은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지도부 궤멸 상황에 대해서는 "지휘체계가 거의 무너졌으며 현재 헤즈볼라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일주일 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여전히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중동 내 미군 추가 배치 움직임에 나선 것은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하는 등 지휘부를 궤멸시키면서 중동 내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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