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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강제추행죄 벌금형 확정된 체육지도자 필요적 자격취소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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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선수 보호 공익이 훨씬 중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반드시 취소하도록 정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체육지도자의 자격취소 사유를 정한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1항 단서 중 관련 부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 "강제추행죄 벌금형 확정된 체육지도자 필요적 자격취소 합헌"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사진=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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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1항 단서 4호 중 '제11조의5 4호 가목의 성폭력범죄 가운데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문에서 밝혔다.


헌재 주문이 이렇게 복잡하게 나온 이유는 이번 사건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에 따른 법령에 대한 직접 헌법소원 사건이 아닌 위헌법률심판 사건이기 때문이다.


위헌법률심판에서는 '재판의 전제성', 즉 해당 재판에 적용돼 주문이나 주된 판결이유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만 헌재의 심판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번 사건 청구인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만 위헌 여부 판단이 이뤄진다.


2018년 11월 9일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지도자 자격인 2급 전문스포츠지도사(축구) 자격을 취득하고 한 축구클럽의 축구감독으로 일하던 A씨는 같은 해 10월 20일 자신이 근무하는 축구클럽 기획실장인 B씨(여)의 목 뒷부분을 왼손으로 만져 강제추행한 혐의로 2020년 11월 13일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28일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2021년 11월 15일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체육지도자의 자격취소 등) 1항 단서 및 4호에 따라 A씨의 체육지도사 자격을 취소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체육지도자의 자격취소 등) 1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체육지도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제12조의2에 따른 체육지도자 자격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그 자격을 취소하거나 5년의 범위에서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 다만, 1호부터 4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자격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한 조항인데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취득한 경우(1호) ▲자격정지 기간 중에 업무를 수행한 경우(2호) ▲체육지도자 자격증을 타인에게 대여한 경우(3호) ▲제11조의5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4호) 등에 해당될 경우 필요적으로 자격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 가운데 국민체육진흥법 '제11조의5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를 필요적 자격취소 사유로 규정한 4호가 적용됐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1조의5(체육지도자의 결격사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체육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며 체육지도자가 될 수 없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는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2호)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3호)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 20년이 지나지 아니하거나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4호) ▲선수를 대상으로 상해와 폭행의 죄를 저지른 체육지도자로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등이다.


그리고 법 제11조의5 4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가목)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나목) 두 가지 경우를 대상 범죄로 정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정의 조항인데 공연음란죄, 추행 목적의 약취·유인죄, 강제추행죄, 강간죄, 강도강간죄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A씨가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돼 체육지도자의 자격이 취소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심판대상이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1항 단서 4호 중 제11조의5 4호 가목의 성폭력범죄 가운데 강제추행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됐다.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 A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2022년 6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상대로 자격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리고 재판을 받는 도중 재판부에 자신의 자격취소 근거가 된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1항 4호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여러 법률 조항 중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조항들에 대한 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한편, A씨는 법이 개정되기 전에 성폭력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개정법이 시행된 후에 형이 확정돼 자격취소사유가 발생했을 때 개정법에 따라 체육지도자 자격을 취소하도록 규정한 부칙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소급입법이다"라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해당 조항에 대해서는 A씨가 헌재법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따로 제기했지만 헌재는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먼저 문제가 된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항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과잉금지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체육지도자 자격제도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고 국민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건전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또 헌재는 해당 조항이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것은 피해의 최소성이나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범죄로 가해자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고, 범행의 내용이나 정도를 개별적으로 검토해 임의적으로 자격을 취소하는 방법으로는 제도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며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체육지도자에 대해 개별 사안의 특수성이나 범죄의 경중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 같은 판단의 근거로 ▲일상적인 체육활동에 대한 국민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일반 국민 모두를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높다는 점 ▲전문체육분야의 경우 체육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엄격한 위계구조가 있고, 체육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므로 성폭력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밝히거나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점을 들었다.


또 헌재는 "학교운동부지도자 등과 같이 법률에서 체육지도자 자격을 필요적으로 요구하는 분야 이외에는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체육종목을 지도하는 업무에 여전히 종사할 수 있으므로, 자격취소로 인해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분야가 한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어느 범죄로든 벌금형을 받기만 하면 자격이 취소되도록 규정한 것이 아니라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벌금형의 하한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침해의 최소성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헌재는 법익 균형성과 관련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는 그 자격이 필요적으로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데, 체육활동을 하는 국민과 선수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고 선수들을 보호·육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위와 같은 불이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했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간 체육지도자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한 결격기간의 위헌성도 문제로 삼았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이 사건 처분은 체육지도자 자격을 가진 제청신청인에 대해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되자 '자격취소사유'를 정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해 내려진 것"이라며 "결격기간의 위헌성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당해 사건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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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격취소사유를 정한 조항 때문에 자격을 취소당한 체육지도자가 몇 년 동안 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지는 자격취소가 적법했는지를 다투는 '자격취소처분 취소소송' 재판에 대한 전제성(재판에 적용돼 주문이나 주요 판결이유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번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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