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44년간 없었다?…이재명 의혹 제기에 재조명된 계엄령 역사[뉴스설참]

시계아이콘02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35)이재명이 꺼내든 '계엄령 준비 의혹'
정부 수립 후 현재까지 계엄령 10번
최장 계엄령은 5·16군사정변 때…총 569일
2017년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서 공개되기도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군사 정권기를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사에 등장하지 않던 계엄령이 최근 여야 공방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야 당 대표 회담에서 '계엄령 준비 의혹'을 꺼내 들었고, 이를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재언급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를 멈추라고 반박한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군사상 필요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계엄령이 선포되면 행정권과 사법권을 계엄사령관이 행사하게 되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도 일부 제한될 수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발동된 계엄령은 대부분 정권 유지를 위해 내려졌다. 총 10번의 계엄령이 있었는데, ▲이승만 정권 4번 ▲박정희 정권 당시 4번 ▲전두환 정권 1번 등이다. 이밖에 10·26 사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로 지역 계엄이 전국으로 확대 발동되기도 했다.


최초의 계엄령은 1948년 10월 여수·순천 사건을 계기로 발동됐다. 국군 제14연대가 이승만 정부가 내린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고, 여수·순천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다.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두 번째 계엄령은 같은 해 11월 4·3 사건 당시 제주 지역에 선포됐다. 두 계엄령 모두 1949년 11월 계엄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내려졌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 집행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6·25 전쟁 중이었던 1952년 5월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시도하며 부산·경남·전남 등 지역에 세 번째 비상계엄령(부산정치파동)을 선포한다. 직전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해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간선제하에선 재선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란 정치적 계산 때문이었다. 국회의 계엄령 취소 의결을 막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강제로 연행해 구금하기도 했다. 네 번째 계엄령은 1960년 4·19 혁명을 계기로 발동됐다.

44년간 없었다?…이재명 의혹 제기에 재조명된 계엄령 역사[뉴스설참]
AD

박정희 전 대통령도 계엄을 4차례나 사용했다. 1961년 5·16 군사 정변을 통해 권력을 잡은 박 전 대통령은 쿠데타 당시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한 뒤 이듬해 12월6일 이를 해제했는데, 한국 역사상 지속 기간이 가장 길었던 계엄으로 기록됐다. 경제 개발 정책을 추진하던 박 전 대통령은 재원 조달을 위해 한일 회담을 추진하고 나섰는데, 이를 반대하는 6·3항쟁 투쟁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한일 회담을 '굴욕 회담', '매국 회담' 등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즉각 서울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국 대학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후엔 1972년 10월 집권 연장을 위해 유신헌법과 함께 계엄을 선포해 국회 해산을 시도했다.


8~10번째 계엄령은 사실상 지역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된 것으로, 연장선에 있다. 1979년 10월18일을 전후해 박정희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부산·마산 시민들의 시위(부마 민주항쟁)가 들불처럼 번지자 박 전 대통령은 해당 지역에 계엄령 및 위수령을 선포하고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 계엄령은 10·26 사태와 12·12사태를 계기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어 1980년 5월17일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키며 또다시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저항하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계엄군을 투입해 무력 진압하기도 했다.


44년간 없었다?…이재명 의혹 제기에 재조명된 계엄령 역사[뉴스설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후엔 1981년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40여년간 계엄령이 없었다. 대통령 의사만으로 계엄을 즉각 선포할 수 없도록 국무회의 심의 절차가 규정된 것이다. 또 대통령은 계엄 선포를 지체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하는데, 이때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40여년간 계엄령이 없었다고는 해도 검토된 바 있다는 증거는 남아있다. 1987년 1월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민주화 열기는 6·10 민주항쟁으로 폭발했는데, 이때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를 통한 무력 진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적 저항에 더해 미국이 계엄령 등 비상조치가 적절치 않다고 압박하면서 결국 전두환 정권은 6·29 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다.


'박근혜 정부 계엄령 검토설'은 당시 낭설에 불과하단 취급을 받았으나, 실제 문건이 공개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2016년 11월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돈다"고 운을 뗐는데, 이후 실제로 국군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가 만든 계엄령 검토 문건이 공개된 것이다. 당시 서울 광화문 등 광장에서는 시민들의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계엄령 준비 의혹' 근거 중 하나로 내놓은 것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당 대표 회담에서 "최근에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완벽한 독재국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근거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방첩사령관, 777부대 사령관 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이다.


AD

반면 대통령실은 "무책임한 선동을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에게 국가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탄핵과 계엄을 일상화시키고 세뇌시키는 선동에 불과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근거조차 없는 계엄론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야당의 계엄 농단, 국정농단에 맞서서 윤석열 정부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