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시 관세·이민 정책에 타격"
"이민 급증이 美 고용 증가에 기여"
골드만삭스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엔 GDP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필립스 이코노미스트 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거나, 의회를 내주고 승리할 경우 관세와 엄격한 이민 정책으로 인한 경제 성장 타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 유지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대중(對中) 관세가 인상되고, 멕시코와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관세도 오르며, 이민이 감소해 노동력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트럼프 승리 시나리오에서 GDP는 내년 하반기 0.5% 성장해 정점을 찍고, 2026년엔 성장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할 경우 새로운 지출과 중산층 소득 세액 공제 정책이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투자 감소를 소폭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승리 시나리오에선 2025~2026년 GDP 성장률이 아주 약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하지 못할 경우엔 "정책 변화 영향은 미미하고 중립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이민 정책에 집중했다. 이들은 해리스 행정부에선 신규 이민자 수를 연간 150만명, 트럼프 행정부에선 125만명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엔 연 75만명까지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간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이민 급증이 미국의 고용 증가에 기여했다고 본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해리스 승리 시나리오에서 이민이 노동력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가 트럼프 승리 시나리오보다 월평균 1만~3만명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정책 측면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관세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중국, EU, 멕시코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 보편 관세 정책이 미칠 영향은 이보다 더 크지만,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에 대해 2016년 당선 당시에도 경제회복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예측이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지길 원한다면 월가 엘리트들은 기록을 검토하고 과거 작업의 단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해리스 캠프에선 "우파, 좌파, 중도 전문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업률 급증, 인플레이션 폭탄, 부채 급증, 잠재적 경기 침체라는 경제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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