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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 옷 벗겼다"…'알몸 배회' 9세, 동급생 괴롭힘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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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친구 폭행 후 옷 벗긴 초등생
가해 아동 "스스로 벗었다" 주장
학폭 심의위, 8호 강제전학 조치 처분

"때리고 옷 벗겼다"…'알몸 배회' 9세, 동급생 괴롭힘 당해 한 남자 아이가 알몸 상태로 거리를 걷고 있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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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22일 '알몸으로 거리에 내몰린 9세 아이, 그날의 진실은?'이라는 주제로 학교폭력 사건을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 중인 피해 아동 A군은 7세 때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후 현재 언어장애를 앓고 있다. 지난 6월 19일, 그의 부모는 경찰로부터 "A군이 밖에서 옷을 벗고 돌아다녀서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놀란 그의 부모는 경찰서로 달려갔고, A군은 노란색 조끼를 입은 채로 울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맞고 옷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A군의 얼굴, 팔 등에는 손톱자국이 있었다. 그가 발견된 건물 화장실에는 옷이 가방 안에 들어간 상태로 소변기 사이에 있었다. A군의 부모는 "경찰에게 보여주기 위해 옷을 세탁하지 않고 보관했다"며 "옷방에 따로 놔뒀는데, 암모니아 냄새가 나더라. 옷을 못 입도록 훼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A군과 같은 반 친구인 B군으로 추정됐다. A군은 "B군 때문에 잠을 잘 못 잔다"며 "나를 괴롭히는 친구"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6월 19일의 폐쇄회로(CC)TV에는 두 사람이 하교 후 함께 다니던 학원의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약 8분 후 A군은 알몸 상태로 B군과 함께 화장실에서 나왔다. A군은 "화장실에서 B군이 내 등을 때리고 옷을 벗겼다"며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옷을 입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알몸 상태가 된 그는 승강기에서 눈물을 닦았고, 1층으로 내려와 당황스러워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이 모습을 목격한 근처 휴대전화 대리점 점주가 아이를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내가 옷을 벗긴 게 아니라 A군이 성질이 나서 스스로 벗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A군이 먼저 나를 때리고 웃으면서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군을 5년간 지켜본 장애아동 발달센터 관계자는 "옷을 벗는 습성이란 것은 없다. 폭력적인 성향을 가졌거나 감각적으로 예민한 아이도 아니다"라며 "혼자 성질이 나서 옷을 벗었다면 A군은 굉장한 흥분 상태여야 하는데, 천천히 걷는 건 알몸 상태가 부적절하다는 걸 인지하고 당황한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사건 발생 52일째가 되던 이달 9일, B군의 부모가 A군 측에 연락을 취했다. B군의 아버지는 "학교폭력 심의위 결과가 강제 전학으로 나왔다"라며 "이 부분에 대한 처벌을 받긴 받아야 할 거다"라며 "B군에게도 다시 물어보겠다. 경찰 조사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사과를 드리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는 1호부터 9호까지 총 9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의무교육인 초·중학교에서는 9호 퇴학 처분이 불가능해 8호 전학 조치가 가장 엄중한 처벌이다.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어떻게 친구에게 저럴 수 있냐", "가해 학생 부모는 진실된 사과를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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