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는 8층 객실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3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문한 화재 현장에서 "전기적 요인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 한 투숙객이 불이 나기 전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는 호텔 측에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이를 토대로 빈 객실에서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당시 810호는 투숙객 없이 비어 있었다.
조 본부장은 또 "최초 발화된 객실에 문들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문을 열고 나와서 연기가 급격하게 확산했다"며 "모텔 특징상 복도가 좁고 열 축적이 많아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본부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소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 31명이 참여한 가운데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시 중동의 9층짜리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현재 중상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부상자 10명은 모두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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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호텔은 2003년에 완공됐으며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다. 스프링클러는 관련 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게 됐지만 일부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면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진 않았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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