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치솟으면서 골드바(표준 금괴) 개당 가격도 역대 최초로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금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한 후 이날 현재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기록한 최고가 2509.65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온스당 2500달러 선을 지키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0.1% 상승해 2541.30달러에 마감했다.
이러한 시세는 골드바 개당 가격도 100만달러를 돌파했음을 뜻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 현물을 보유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준 금괴는 귀금속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 시장 기준으로 통상 400온스 무게로 제작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바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의 가치를 갖게 됐다"면서 "이러한 역사적 이정표는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한 지난 금요일(16일)부터 달성됐다"고 전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지난달 말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다. 통상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대체 투자처로서 주목받으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의 사재기도 금값을 끌어올렸다. 메탈포커스에 따르면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는 약 483.3t 규모로, 골드바 4만개 분량에 달한다. 통신은 "Fed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올해 폭발적인 금 랠리를 뒷받침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 결정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적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왕 타오 로이터 기술분석가는 금값이 온스당 2507달러 저항선을 지키지 못하면서 2479~2487달러 선으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몇 달 내 26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확인된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몇 달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연말까지 26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금리 인하 임박 신호에 모든 사람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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