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2·4·5위 선수 모두 꺾어
한국 태권도 두 번째 金, 종주국 위상 회복
태권도 기대주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세계랭킹 1위와 2위, 4위, 5위 선수를 모두 꺾고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에서 우승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라운드 점수 2-0(5-1·9-0)으로 이겼다.
세계랭킹 24위인 김유진은 16강에서 세계랭킹 5위 하티제 일귄(튀르키예),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을 잡았다. 준결승에서 체급 내 최강자로 평가되는 뤄쭝스(중국)도 물리치더니 키야니찬데까지 연파했다.
잇단 선전으로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의 우승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이 나오기는 2008 베이징올림픽의 임수정 뒤 16년 만이다. 2000 시드니 대회(정재은)와 2004 아테네 대회(장지원)에 이어 임수정까지 3회 연속으로 이 체급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배출됐으나 그 뒤 2020 도쿄 대회까진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김유진은 치열한 앞발 싸움으로 '금빛 계보'를 다시 이었다. 1라운드 초반부터 183㎝의 신장을 활용해 상대의 공격을 사전 차단했다. 활로를 찾지 못한 키야니찬데는 종료 13초 전부터 세 차례 감점을 받는 등 고전했다.
1라운드를 5-1로 잡은 김유진은 2라운드 시작 34초 만에 머리 공격에 성공했다. 그 뒤 긴 다리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면서 몸통 공격에 두 차례 성공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는 이로써 종주국의 위상을 회복했다. 벌써 두 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이 종목에서 금메달 두 개를 딴 바 있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올림픽의 네 개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김유진이 따낸 열세 번째 금메달로 2008 베이징,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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