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알렉산드르 백신 부작용 오른팔 절단
패럴림픽·올림픽 모두 출전 6번째 선수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으세요"
2024 파리올림픽을 더욱 빛낸 주인공이 있다.
오른팔 없이 왼손으로만 탁구를 하는 브루나 알렉산드르(브라질)의 이야기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서 한국을 상대했다. 신유빈과 전지희 등이 나선 한국에 패했지만 관중의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오른손이 없으니 왼손에 든 탁구채로 공을 높이 올리며 서브를 넣었다. 움직임이 위태로워 보일 때도 있었지만, 다른 일반 선수와 다름없이 공을 넘기며 승부를 이어갔다.
알렉산드르는 태어나고서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했다. 그는 한쪽 팔이 없는 것을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0대 때부터 탁구를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와 풋살을 하며 균형감각을 길렀다.
열심히 훈련한 그는 장애인 탁구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4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자국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패럴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렉산드르는 ‘더 높은 곳’을 봤다. 파리올림픽에 도전하기로 했고, 브라질탁구협회는 그를 국가대표로 뽑았다. 단식 세계랭킹 20위 브루나 다카하시, 지울리아 다카하시 자매와 함께 당당히 단체전에 출전했다.
그는 이날 한국전에서 장애인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썼다. 폴란드의 ‘한 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탁구 선수가 됐다. 올림픽 일정을 마친 알렉산드르는 이제 파리 패럴림픽에서 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한 해에 열린 올림픽·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6번째 선수가 된다.
알렉산드르는 "한국은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몇 점 득점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고, 끝까지 싸워준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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