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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관련 제도개선 나선 당국…에스크로 의무화 등 쟁점은[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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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크로 의무화 검토할 것
제3자 예치 명시·적정 규제 쟁점
정산 주기 개선도 논의
전자금융거래법 제재 근거 마련 고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한 제도개선방안을 주문했다. 에스크로 의무화, 정산주기 개선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1일 취임 후 개최한 첫 간부회의에서 이(e)커머스 관련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정무위원회 등에서 제기된 정산자금 안전관리, 정산주기 단축 등 판매자와 소비자에 불리한 영업 관행을 개선해 e커머스 산업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제도적 미비에 대해 사과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플랫폼 갑을 분야 자율규제 기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에 “제도 개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우선 티몬·위메프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의 에스크로 의무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크로를 의무화한다면 판매대금을 다른 용도로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크로란 은행 등 제3자가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물품 배송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번 사태는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금을 정산 이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 국회 정무위 질의에서 구영배 큐텐 대표는 판매대금에 대해 가격경쟁 과정에서 대부분 프로모션에 활용했다고 했다. 판매 자금을 북미 온라인 쇼핑몰 위시 인수 자금에 동원했다는 것에 대해선 부인하면서도 판매자가 잠시 위탁한 대금을 전용한 것이 횡령·배임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선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티메프 관련 제도개선 나선 당국…에스크로 의무화 등 쟁점은[Why&Next]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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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대금 제3자 보관’ 에스크로 의무화 논의…자체 예치 불가·적정 규제 쟁점

에스크로는 공정위 소관인 전자상거래법에 이미 ‘결제대금예치’ 제도라는 이름으로 도입돼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플랫폼 업체는 에스크로에 대한 의무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전상법상 에스크로의 주체는 ‘통신판매업자’다. 셀러를 포함한 온라인 쇼핑몰 입점업체가 그 대상이다. 플랫폼 업체는 통신판매중개자라고 바라보는 게 현행법의 시각이다.


전상법상 플랫폼의 지위 문제로 발생하는 다른 문제는 소비자 환불 책임이 입점업체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자가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운 경우 소비자의 대금 지급일로부터 3영업일 내에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사업자는 ‘통신판매업자’로 명시돼있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입점업체가 소비자에 대한 환불 의무까지 떠안을 수 있다.


플랫폼 업체에도 에스크로를 의무화한다면 업체들 스스로 에스크로업에 등록해 자체적으로 정산대금을 예치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티몬은 큐텐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에스크로업을 등록했다.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의 결제대금예치서비스를 위탁받았다. 큐텐그룹 계열사들이 에스크로 기관으로 티몬을 지정하면 소비자와 입점업체의 자금이 모두 티몬으로 들어가고 큐텐그룹이 이 돈을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계열사 이외 업체이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은행 등 제3자가 보관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에스크로를 의무화하되 적정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간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들이 정산 자금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거나 투자 활동에 쓰는 등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데 사용해 성장했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면적인 정산 대금 규제 입법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힘들다. 플랫폼이 중개수수료를 받고 나머지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에 대해 입점업체가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 채택된다면, 분할 관리 시 수수료와 금액에 대한 비율을 산정하는 게 제도 개선의 중요한 지점이다. 에스크로 의무화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 플랫폼 업체들(네이버·11번가·옥션·G마켓 등)이 의무가 아님에도 에스크로를 적용한 상태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에스크로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금융사 안전자산에 따로 정산금을 보관했다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 관련 제도개선 나선 당국…에스크로 의무화 등 쟁점은[Why&Next]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산 주기 개선도 논의될 것…전상법 대신 새 규제법·전자금융거래법 제재 근거 마련도 필요

정산주기 개선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티몬·위메프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정산주기가 특히 길었다. 티몬은 거래 발생 달의 마지막 날 기준으로 40일 후, 위메프는 두 달 후 7일에 정산대금을 지급한다. 다른 e커머스들이 구매확정 후 1~2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해 매우 길다. 쿠팡도 정산 주기가 길다는 지적이 있지만, 빠른정산(구매확정 후 다음 날 정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체 규제를 전자상거래법으로 하는 대신 새로운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자상거래법의 입법 목적이 소비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입점업체 보호 등 포괄적인 보호를 위해선 다른 목적을 제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21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다. 플랫폼으로부터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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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제재 근거 마련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잠식 상태였던 티몬·위메프와 경영개선협약을 통해 규율하려던 금융감독원은 권고나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관련 의원입법은 이미 추진 중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영지도기준을 준수하지 못한 티몬·위메프 등 전자금융업자를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자본증액명령 등)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금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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