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종합 시청률 3.0%
도쿄올림픽과 비교해 저조
변화한 미디어 시청 문화 영향
"주말에 양궁 결승전이었는데, 두 시간 동안 주문 7건 들어오더라고요."
서울 동작구에서 순대볶음집을 하는 양모씨(38)는 최근 기대보다 저조한 매출에 실망감이 크다. 매년 월드컵, 올림픽 기간엔 경기를 보며 야식을 즐기려는 이들로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렸지만,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탓에 축제 분위기를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자 양궁 단체팀이 10연패를 달성한 지난 주말에도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양씨네 가게에 접수된 주문은 7건이 전부였다. 평상시와 비교해 오히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양씨는 "올림픽 기간엔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했는데, 거의 체감하기 힘든 것 같다"며 "그렇다고 홀에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다. 주변에서도 역시나 올림픽 특수를 체감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이 개막한 지 6일째를 맞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반응에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도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TV 앞에 둘러앉아 올림픽을 보던 미디어 시청 문화가 변화한 데다 축구·배구 등 인기 있는 단체 종목들이 조기 탈락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지상파 3사(SBS·KBS·MBC)가 중계한 파리올림픽 개막식의 종합 시청률은 3.0%에 그쳤다. 채널별로는 KBS가 1.4%, MBC가 1.0%, SBS가 0.6%를 기록했다. 지난 도쿄올림픽 개막식 종합 시청률이 17.2%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셈이다. 인기 종목으로 관심을 끌었던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 최고 시청률도 MBC 8.3%(전국 가구 기준)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도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치킨, 닭발 등 스포츠 경기가 열릴 때마다 주문 건수가 폭증하던 자영업자들은 올해 올림픽 분위기가 기대와 너무 다르다는 반응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닭발집을 운영하는 하모씨(32)는 "우리만 생각보다 매출이 저조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인기가 좋은 치킨도 별 다를 바 없다고 들었다"며 "도쿄올림픽 때는 축제 분위기에 주문 건수도 올해보다 훨씬 많았던 것 같은데, 불경기임을 고려하더라도 파리올림픽은 너무 관심이 저조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TV가 아닌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중요 장면만 시청하는 변화한 미디어 시청 문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올해는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고 축구가 조기 탈락하는 등 인기 있는 단체 종목마저 생방송에서 실종되면서 소비 심리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전엔 여러 명이 TV 앞에 모여 실시간으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며 야식 등을 즐겼겠지만, 요즘엔 휴대폰으로 편집된 짧은 경기 영상을 시청하는 식으로 문화가 변화했다"며 "한창 휴가 가는 기간과 겹쳐 매장을 찾는 손님 역시 기대보다 많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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