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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도 넘긴 예산 수십% 싹둑…무소불위 기재부 예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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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예산요구서 들여다보니
한도 안 지켰다가 도리어 감액 당한 농촌진흥청
'증액' 홍보한 교육부…실제론 대대적 구조조정

[단독]한도 넘긴 예산 수십% 싹둑…무소불위 기재부 예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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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가 들여다본 예산요구서에서는 기재부 예산실이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예산실에 의해 부처 증액 요구가 완전히 무산되거나 주요 사업이라 할지라도 기재부 기조에 맞지 않아 폐지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본지가 확인한 예산요구서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기재부가 다른 정부 부처로부터 받은 것으로 총 23건이다. 예산요구서를 살펴보면 지금껏 알지 못했던 기재부의 예산 구조조정 내역과 규모, 방식 등을 엿볼 수 있다. 기재부는 예산요구서가 절대 기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방대한 문서 더미에 싸여 찾기 어려울 뿐 국민이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단독]한도 넘긴 예산 수십% 싹둑…무소불위 기재부 예산실

기재부 예산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농촌진흥청의 2024년도 예산요구서에 담겨 있다. 기재부는 농촌진흥청에 올해 예산을 1조2841억원으로 맞추라고 지시했다. 2023년 예산 1조2547억원에서 2.3% 늘어난 수준으로 증액을 최대한 억제하라는 지침이었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1조3862억원의 예산요구서를 제출했다. 기재부의 삭감에 대비해 예산을 부풀려 내는 소위 ‘뻥튀기 예산’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한도를 지키지 않았던 농촌진흥청의 예산을 강도 높게 잘라냈다. 지난해 9월 농촌진흥청이 공개한 예산안은 1조855억원으로 전년의 1조2547억원에서 13.5% 줄었다. 농촌진흥청의 1308억원(10.4%) 증액 요구를 3007억원 감액으로 맞대응한 셈이다.


특히 연구개발(R&D) 예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농촌진흥청의 지난해 R&D 예산은 7612억원이다. 처음 제시됐던 R&D 부문의 지출 한도는 76억원 소폭 감소한 7536억원이었다. 그런데 농촌진흥청은 기재부의 지시와 반대로 355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파속채소(양파· 마늘·파)연구소 구축(+858.9%), 과수 디지털농업 실증연구소 기반 구축(+462.1%) 등 대규모 증액 요구도 뒤따랐다. 이에 기재부는 1875억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스스로 제시했던 지출 한도보다 확 깎인 5737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단독]한도 넘긴 예산 수십% 싹둑…무소불위 기재부 예산실 2021년 당시 교육부가 공개한 정부예산안 총괄표. 총지출 금액이 76조3332억원으로 표시돼있지만, 실제 교육부가 기재부에 요청한 예산은 77조7478억원이었다. 사진=교육부

예산 증액이 이뤄진 부처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2020년 9월1일 정부는 다음 해 교육부 예산이 76조3332억원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당시 3차 추경예산 75조7371억원과 비교해 6015억원(0.79%) 늘었다고 강조했다. 본예산(77조387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1조539억원(1.36%) 뒷걸음쳤지만 정부는 고교무상교육 전 학년 시행, 대학 경쟁력 강화 등 ‘증액 예산’에 대한 설명만 내놨다.


하지만 교육부의 2021년 예산요구서를 확인한 결과 애초 교육부는 77조7478억원을 요청했다. 추경예산 대비 2조107억원, 본예산 대비 3607억원의 늘어난 금액이다. 기재부의 총예산 삭감은 여러 차례 이뤄졌다. 기재부는 재량지출이 아닌 의무지출까지 1조8000억원 감액하는 방식으로 교육부 예산을 77조4194억원까지 줄였다. 이후 다시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여러 교육 사업을 없앤 뒤 76조3332억원이라는 예산을 확정했다. ‘감액 예산’은 총 1조4146억원으로 숫자만 보면 교육부 증액 요구를 모두 무산시킨 셈이다.


교육부의 주요 삭감 대상도 R&D 예산이었다. 교육부는 R&D 부문 중 하나로 대학혁신지원 예산 1조951억원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1조56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삭감 규모는 895억원으로 세부 사업 중 가장 크다. 산학연협력고도화 지원 R&D는 4644억원에서 4299억원으로 조정했고, 교육·인력양성사업인 ‘BK21 플러스사업’도 당초 요구액인 4377억원에서 4269억원으로 108억원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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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재부 심의 전 어떤 사업을 먼저 축소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정부 예산안은 전년 대비 2388억원 증가한 6조9796억원으로 발표됐다. 처음 문체부의 요구액은 3508억원 늘어난 7조916억원이었다. 증가요구액 중 5237억원이 일반회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등 예산 부문에서 나왔다. 문체부는 증감률을 낮추기 위해 기금을 선제적으로 깎았다. 총 삭감 규모는 1729억원인데 영화발전기금(-32억원), 관광진흥개발기금(-413억원), 국민체육진흥기금(-1700억원)이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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