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 받은 철거보상금 15억원
돈 받을 전 직원 찾으려 언론에 도움까지 요청
중국의 한 회사 대표가 경제난으로 폐업한 지 20여년 만에 받은 보상금 15억원을 과거 함께 일했던 400여명의 직원과 나눠 화제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71년 중국 충칭 종합 밸브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다 경제 상황이 악화해 2000년 공장 문을 닫은 궈총지(70) 씨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장 건물은 2018년 시의 토지 매입 계획에 따라 철거됐고, 지난해 3월 궈 씨는 철거 보상금으로 770만위안(약 14억7000만원)을 받았다.
궈 씨는 이 보상금을 과거 공장에서 일한 400여명의 직원과 나누기로 결정했다. 공장에서 함께 일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몫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은퇴자, 퇴사자는 물론 그사이 사망한 직원들의 경우에는 유가족들까지 포함했다. 공장 폐쇄 직전까지 근무하던 직원들에게는 65%씩을, 그 이전에 퇴사한 직원들에게는 35%를 주고, 각 개인의 근무 기간에 따라 세부적인 금액은 다시 산정했다.
공장 문을 닫은 지 20여년의 세월이 흘렀기에 퇴사 혹은 사망한 직원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역사회에 실종자 공고를 내고 경찰에 연락처를 요청하는 등 진심 어린 노력으로 직원들을 수소문했고, 마침내 406명의 수령 대상자 중 371명에게 보상금을 전달했다.
보상금을 전달받은 직원 가운데는 말기 암 투병 중인 환자도 있었다. 그의 자녀는 "암 투병으로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어머니에게 보상금을 전달해줬다. 어머니는 보상금을 받고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 가족은 궈 씨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궈 씨는 아직 보상금을 받지 못한 35명을 찾기 위해 현지 언론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그는 "직원들을 위해 돈을 지급할 준비가 됐다. 찾아와 서명하고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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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 씨의 이러한 행보는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존경할 만한 대표다" "몇십년이 지나도 찾아주니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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