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19일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공개(IPO) 활동은 계속 위축된 반면, 미주와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4년 2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은 551건의 상장을 통해 총 522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로 12%, 조달 금액으로 16%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는 주식 시장의 호조, 밸류에이션 상승, 투자자 열기 등에 힘입어 미주와 EMEIA 지역에서 IPO 수요가 강세였다. 미주 지역에서 IPO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86건, 조달 금액은 67% 증가한 178억 달러로 파악됐다.
EMEIA 지역은 유럽과 인도를 중심으로 249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240억 달러를 조달했다. 글로벌 전체 IPO 건수의 45%, 조달 금액의 46%를 차지한 EMEIA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글로벌 점유율을 달성하며 전체 글로벌 IPO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정학적 긴장, 선거, 경기 둔화, 고금리, 시장 유동성 감소 등 여러 악재로 시장 분위기와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다.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신규 상장 216건으로 104억달러를 조달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건수로는 43%, 조달 금액 기준으로는 73% 하락하는 장기적인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선 총 27건의 IPO가 성사돼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약 15억달러를 조달해 규모가 68%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대비 IPO 건수가 450% 급증한 산업재 섹터가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전체 IPO 건수의 40% 이상, 전체 조달 금액의 50%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털(VC)의 펀딩을 받은 대형 IPO가 급증했다. 이러한 IPO에서 조달한 금액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9%에서 2024년 상반기 41%까지 늘어났다. 특히 미주에선 전체 조달 금액의 74%가 PE와 VC의 펀딩을 받은 기업에서 발생했다.
박정익 EY한영 감사 부문 마켓 본부장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위험 지역을 피하고 보다 유리한 규제 환경을 찾아 대체 IPO 시장을 모색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잠재적으로 새로운 금융허브의 부상으로 이어져 IPO 시장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며 “IPO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급변하는 IPO 환경에서 규제, 공모가, 시의성 등 최신 시장 정보에 입각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 대해선 “한국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올 상반기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인 미국 증시와 같은 전 세계 금융 동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밸류업이 필요할 것이며, IPO의 활성화가 시장에 미치는 기대와 영향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작년 하반기 대비 시장이 활발하진 않았지만, 일정 수 이상의 꾸준한 IPO 흐름은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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