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보험사 6곳 육아휴직 사용 전년比 11%↓
다수 보험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미공개
공시 의무화 2026년으로 미뤄져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저출산 기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육아휴직 사용 장려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사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대형 생명·손해보험사 6곳(삼성생명·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이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 직원은 639명으로 전년(717명)대비 약 11% 감소했다.
생보사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임직원 188명이 육아휴직(출산휴가 포함)을 사용해 전년(238명)대비 21% 감소했다. 주요 보험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성별 육아휴직 사용 감소폭은 남성이 33.3%, 여성은 19.2%였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육아휴직 대상 임직원은 1400명으로 전년(1459명)대비 4% 줄었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해 추산한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지난해 13.4%로 전년(16.3%)대비 2.9%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육아휴직 후 업무복귀율은 93.7%로 전년(97.9%)대비 4.2%포인트 줄었다. 삼성생명은 보고서에서 상생금융(인적자원관리) 일환으로 '모성보호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육아휴직·출산전휴직·난임휴직·자녀돌봄휴직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1년부터 사내 모성보호센터를 운영해 임산부 상담, 육아용품·도서 대여, 임부 보호물품 지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75명으로 전년(67명)대비 12% 늘었다. 육아휴직 대상자가 2022년 538명에서 지난해 522명으로 3% 줄었음에도 육아휴직 사용자는 늘었다. 신한라이프 남성직원은 2021년부터 3년간 육아휴직 후 모두 해당연도에 복귀했다. 여성직원은 2022년부터 2년간 모두 해당연도에 복귀했다. 육아휴직 복귀 후 1년 이상 근무한 비율의 경우 남자는 66.7%, 여성은 36.2%였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7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해 전년(21명)대비 19% 감소했다. 육아휴직 종료 후 복귀한 직원은 2022년 21명에서 지난해 19명으로 줄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1년 이상 근무한 비율은 2022년 73.9%에서 지난해 95.2%로 대폭 개선됐다. 미래에셋생명은 ESG 관련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출산·육아·가족돌봄·임직원 건강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수유시간 제공 등을 지원한다.
손보사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128명이 육아휴직을 썼다. 전년(156명)대비 18% 줄었다.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은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여성은 22.4% 감소했다. 유아휴직 종료 후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2022년 134명에서 지난해 142명으로 6% 늘었다. 삼성화재는 주 양육자와 주 양육자가 아닌 직원까지 최대 1년의 유급 육아휴직을 지원한다. 자녀돌봄휴가도 별도로 제공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25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해 전년(134명)대비 6.7% 감소했다. 육아휴직 사용 후 해당연도에 복귀한 직원 비율은 남성이 2022년 66.7%에서 2023년 77.8%로 늘었으나, 여성은 91.1%에서 87.9%로 줄었다. DB손보는 모성보호제를 통해 태아 검진휴가·난임휴가·배우자 출산휴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06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해 전년(101명)대비 4.9% 늘었다.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한 임직원은 2022년 82명에서 2023년 109명으로 32.9% 증가했다. 육아휴직 복귀 후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2022년 79명에서 2023년 77명으로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을 1년 추가하고 육아를 위한 시차출퇴근제, 반반차, 자녀돌봄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육아휴직 사용 가능 대상자와 실제 사용자, 성별 건수 등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육아휴직 등 출산·육아 관련 제도를 적극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칫 저조한 실적이 드러나면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는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보고서를 아예 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험사 중 약 25%가 관련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2025년 시행하려던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는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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