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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식당에 재무장관이?…美 경제 수장의 '음식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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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美재무장관, 대중 식당에 종종 등장
일상 모습 감추는 타 관료와 달리 식사를 활용
지난 4월 中 현지 요리·수제 맥주 먹어 화제
"외교 목적은 아니지만 효과 있어"

미국 경제 수장인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미 전역은 물론 해외 출장지마다 대중이 찾는 식당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는다. 2022년 9월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인근 시골 BBQ 식당에 들러 사진이 찍히는가 하면, 지난해 9월에는 조지아주 사바나의 한 작은 식당에서 프라이드치킨과 콘브레드, 맥앤치즈를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샌프란시스코 공항 가는 길에 트렌치코트를 입고 홀로 인앤아웃에 들러 치즈버거를 주문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서민식당에 재무장관이?…美 경제 수장의 '음식외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홀로 햄버거 체인점인 인앤아웃에 들러 치즈버거를 주문하는 모습(사진출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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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장관의 대중 식당 사랑은 미국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업무차 멕시코시티를 방문하던 중 타코 전문점 타퀘리아 가브리엘에서 타코를 먹었고, 지난 4월 중국 광저우 방문 당시에는 미쉐린 딤섬 맛집인 타오타오쥐에서 새우 교자와 홍미창펀, 목이버섯 볶음 등을 먹어 이슈가 됐다. 한 달 뒤인 5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페르시안 식당에 들러 식사하고 가게 주인과 찍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이어 재무장관까지 역임한 미 경제 핵심 관료가 이처럼 대중 식당에 스스럼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흔치 않은 경우다. 대개 주요 관료는 대중 식당이 아닌 회의나 공식 브리핑에서 정제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다.


그는 대중 식당에서 식사할 때 칸막이를 모두 치우고 식당 내 다른 손님들과 어우러져 식사하는 걸 즐긴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식당 주인, 직원이 요청하는 사진 촬영 부탁을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응한다. SNS에 옐런 장관과 가게 앞에서 찍은 일반인들의 사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등 딱딱하기만 한 경제 용어를 내뱉을 것 같은 재무장관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된다. 사진 속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서민식당에 재무장관이?…美 경제 수장의 '음식외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 왼쪽)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식당을 방문한 뒤 식당 주인과 사진 촬영하는 모습(사진출처=SNS)

옐런 장관은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공개한 인터뷰에서 대중 식당 식사를 즐기는 것과 관련해 "어떤 외교를 염두에 두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효과가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식사로 다른 관료들과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의 이러한 식당 방문이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건 올해 4월 엿새 간의 방중 기간에서였다. 그가 광저우, 베이징 등에서 중국 음식을 거침없이 주문해 식사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중국인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베이징의 쓰촨요리 전문점인 라오촨반 식당을 찾아 새우 요리 등 12접시를 주문하는가 하면, 싼리툰 소재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 '페이취안'이라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맥주를 마시고 "훌륭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민식당에 재무장관이?…美 경제 수장의 '음식외교' 지난 4월 8일 중국 베이징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와 함께 수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러한 그의 행보에 중국 언론은 "젓가락질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며 칭찬했다. 일각에서는 “펑런(烹?)외교의 완벽한 실천가"라면서 옐런 장관이 제대로 된 '요리 외교'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포린폴리시는 2022년 이러한 요리 외교를 두고 "요리에 대한 관심을 높여 국가 인지도를 높이고 호감을 얻어 경제·상업적 이익을 누리는 소프트 외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NYT에 "중국에서 식사한 건 반응이 엄청났다. 워싱턴이나 뉴욕, 캘리포니아에서도 젓가락은 사용한다"고 말하고는 크게 웃었다고 한다. 올해 77세인 그는 식당 방문을 즐기면서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로 음식 메뉴도 검색하고 리뷰도 들여다보곤 한다.


미 경제 수장인 옐런 장관에게 식당 방문은 단순한 식사라는 행위를 넘어선다. 그는 지난 4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나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업무의 일환이고 현지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는 "피츠버그에서 인기 있는 식당의 주인과 대화하고 밀워키에서 치즈커드를 맛보고 일본 도쿄에서 팀원들과 함께 인기 있는 이자카야에 방문하는 등 이러한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사람들을 알아가고 지역 음식을 맛보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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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러한 과정이 정책을 만드는 관료 입장에서 자기 생각을 대중에 전하고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측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보통 통계를 살펴보지만, 대중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에서는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과도 꽤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회의 석상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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