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10% 추가 관세 부과
美 GDP 성장률 0.5%P ↓
인플레이션 심화 우려
미국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0’ 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인상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공약대로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진다면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무역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전략가는 최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정책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대로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를 추가 부과했을 때 미국 물가상승률이 1.1%P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엄청난 인플레이션 효과로 Fed가 기준금리를 130bp(1bp=0.01%P)만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Fed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글로벌 경쟁을 제한하고 수출 감소를 일으키는 탓에 경제 성장 저해 요인으로 꼽힌다. 하치우스 전략가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P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관세 정책은 유럽이 더 크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하치우스 전략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GDP 성장률의 경우 1.0%P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는 경제 성장이 저하되며 기준금리가 40bp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트럼프 2.0에 따른 금융·경제 시나리오는 지난달 27일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압승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토론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이 재점화되며 민주당 내에선 사퇴론마저 불거지자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나머지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가 대선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로 바이든 대통령(41%)을 크게 앞섰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6%P 앞섰던 토론 직전 조사보다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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