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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그곳]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가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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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에 이른 가뭄까지 악순환
올 들어서만 서울 10배면적 사라져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 습지인 브라질의 '판타나우(Pantanal)'가 불타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른 화재로 손실된 면적만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에 달한다.


[뉴스속 그곳]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가 불탄다 브라질 중서부, 파라과이강 상류지역의 늪 지대 '판타나우' 전경. [사진출처= 판타나우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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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나우는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주에서 마투그로수두술주에 걸친 파라과이강과 그 지류인 타쿠아리강 등을 따라 남북으로 약 600㎞ 규모로 형성돼 있는 늪지대다. 브라질 서쪽의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도 일부 속해 있다. 판타나우라는 이름은 늪, 습지 또는 소택지를 의미하는 포르투갈어 '판타노(p?ntano)'에서 유래했다.


이곳 판타나우는 매년 우기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면적의 80%가 물에 잠긴다. 습지는 야생 생태계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해 약 3000종의 식물을 비롯해 1000여종의 조류, 파충류 등 15만여종의 야생동식물이 이곳에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우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보이면서 유네스코는 지난 2000년 이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판타나우는 야생동물의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서 생태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은 곳곳에 위치한 농장에서 사파리 투어를 하며 야생동물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1500배가 넘는 습지가 사라지며 판타나우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과 잦은 산불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습지가 줄어드는 것은 생물 다양성의 감소를 뜻하고 이는 결국 우리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 들어 판타나우 내 화재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1배 이상(1127%) 급격히 증가하자 마투그로수두수주 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군 항공기 7대와 장병 5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할 것을 승인했다.


브라질 국립 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상반기 화재로 인해 손실된 판타나우의 면적은 60만㏊,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이는 1990년대 말 이후 판타나우 내 가장 많은 화재 건수를 기록한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나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판타나우 화재로 인해 야생 동물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소 1700만마리의 야생동물이 폐사한 2020년과 유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속 그곳]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가 불탄다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출처= 판타나우SOS]

판타나우의 화재는 이미 수년 전부터 큰 환경 문제가 돼 왔는데, 화재가 증가할수록 통상 7월부터 시작되는 건기가 빨리 시작되고, 그만큼 장기간의 가뭄으로 인해 화재 발생 가능 지역이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가져온 자연재해라고 지적한다. 일부 농민들이 농사를 위해 습지에 불을 놓으면서 손쓸 수 없는 대규모 화재로 번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브라질 정부는 당분간 개간을 위한 방화 행위를 금지한 상태다.



판타나우 보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판타나우 SOS'는 최근 홈페이지에 판타나우 화재 동영상 등을 올리며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날 것인지는 우리 인간에게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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