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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누가 한국을 기후악당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이회성 CF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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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은 국가가 주도해야 성공"
재생에너지와 기업 공장 이전은 무관
캐나다·일본, CFE이니셔티브 추가 지지

[인터뷰]"누가 한국을 기후악당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이회성 CF연합 회장 이회성 카본프리(CF) 연합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CF연합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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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후변화의 적은 이산화탄소이지 석유나 가스가 아닙니다."


지난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사무실에서 만난 이회성 무탄소연합(CF연합) 회장의 어조는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이 회장은 2015년부터 8년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의장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10월부터 CF연합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세계에너지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한 기후·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주제도 없다. IPCC 의장을 지내면서 195개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에너지 분야에 몸담았던 수십년간의 경험을 통해 그는 한가지 과학적 확신을 갖게 됐다고 얘기했다. 바로 "목표는 무탄소라는 것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선택 사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신념에서 그는 CF연합 회장직을 흔쾌히 수락했다. CF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UN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기구로 민관합동 협의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CFE이니셔티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다양한 무탄소 전원을 이용해 탄소중립(Net Zero·넷제로)을 실현하자는 운동이다.


"기후변화, 환경문제와 달라…국가가 개입해야"

영국 민간단체 더클라이밋그룹이 발족한 재생에너지(RE)100이 재생에너지만을 인정하는 것과 달리 CFE 이니셔티브는 다른 무탄소 에너지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RE100이 민간 중심의 기후변화 캠페인이라면 CFE이니셔티브는 정부가 주도한다. 이 회장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후는 쓰레기, 수질오염 등 지역적 환경 문제와 다릅니다.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글로벌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에너지는 개인이나 기업 단위를 뛰어넘는 국가 전체의 이해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 경제 및 안보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국익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탄소중립은 국가가 주도해야 하고 여기에 민간이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라며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종합하면 지구 온도 상승이 1.5도에서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3.2도까지 올라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각국이 더 강한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ESG를 통해 탄소가 실질적으로 줄었다는 증거는 없다"며 "운동 차원에서 끝나는 것으로 실질적인 탄소 감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국가 단위의 탄소중립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대표적인 탄소 감축 산업 정책이다. 정부가 먼저 분명히 신호를 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기업들도 따라서 투자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부족해 생산시설 이전? 이론일 뿐"

최근 일부 민간단체에서 한국을 놓고 '기후 악당'으로 지칭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 회장은 "누가 한국을 기후 악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 기구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선진권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들이 속한 나라들은 그럼 기후 천사인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 유럽 국가들의 논리에 설득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온난화 등 현재 기후 위기는 과거 산업화 시기부터 서방 국가들이 내뿜은 온실가스의 영향이 크다. 그만큼 다른 나라를 지적할 것이 아니라 그 나라들 스스로 되돌아보고 더욱더 탄소 감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IPCC 의장을 지낼 때도 선진국의 역할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 시기를 2050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기도 했다.


[인터뷰]"누가 한국을 기후악당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이회성 CF연합 회장 이회성 카본프리(CF) 연합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CF연합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국의 재생에너지가 충분치 않아 주요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길 수 있다거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이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기업들이 생산 시설이 들어설 곳을 결정하는 데는 에너지뿐 아니라, 노동력, 기술 수준, 각국의 법제도, 부패도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 교토의정서를 논의할 때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당시엔 온실가스 규제가 강하면 기업들이 규제가 느슨한 곳으로 이전할 것이란 '카본 리키지(Carbon Leakage)'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 회장은 "IPCC가 연구한 결과 카본 리키지는 이론적으로 존재하지만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적 흐름은 원전과 수소, CCUS를 무탄소 전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확대하는 것과 함께 원자력, CCUS, 저탄소 수소 생산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고 합의했다. 이 회장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며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자 컨센서스(공감대)"라고 말했다.

일본·캐나다도 추가 지지 표명

수소나 CCUS 기술이 기존 화석연료의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그것이 무엇이 나쁜가"라고 반문했다. 중요한 것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고 인류가 싸워야 할 상대는 '탄소'이지 '석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석유를 없애자는 것은 메탄을 배출하는 소를 다 없애자는 것과 같다"며 "눈에 보이는 지적하기 쉬운 대상을 골라 이게 '악당'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 규모의 경제로 태양광의 가격이 급속히 내려갔듯 수소나 CCUS 가격도 머지않아 상당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테면 석유나 가스 기업이 배출한 만큼 CCUS나 DAC 기술을 이용해 탄소를 포집한다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때문에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CCUS, DAC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FE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기존에 지지를 표명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5개국 이외에 일본과 캐나다가 추가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아직 이름을 공개하기 어려운 주요국 한 곳도 곧 지지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지 여부는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FE이니셔티브가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 현재 가장 주력하는 것은 인증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무탄소에너지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 인증 기준을 만들어 서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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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체계를 구축하면 CFE이니셔티브에 속한 국내 기업들도 국제무대에서 무탄소 에너지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중 업종 대표기업 20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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