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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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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사라진 상황서 필수과 전공 돌아가지 않을 것"
최대집 전 의협 회장, 전공의 논의 없이 의정 합의
"현 의협 회장, 합의 안 된 내용 수차례 일방적 발표"

전공의들이 지난 2월20일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지 넉 달이 된 가운데 복귀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은 의대 교수들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줄줄이 휴진을 벌이면서 지원 사격을 해도 요지부동이다. 전공의가 꿈쩍하지 않는 이유로는 전공의 상당수가 수련의 뜻을 포기했고 2020년 의정 합의 강행에 따른 불신 등이 꼽힌다.


"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 취소, 진료유지명령 취소,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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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함께 연대하자는 의협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고 있다. 의협은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범의료계 협의체 합류를 거부하자 재차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전공의들이 그동안 논의 구조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 위원회에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특위 참여 전공의 위원을 교수와 같게 하고 모든 결정은 14인의 만장일치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단 위원장은 또다시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이날 의협의 발표 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일 입장문으로 갈음한다"고 밝혔다. 박단 위원장은 전날 "현재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며 "사직한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사직한 전공의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은 자원봉사나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의료계 간 사직서 수리 시점을 두고 이견이 있어 다른 의료기관으로의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한두 달 정도 지역 보건의료원에서 봉사를 해왔다"며 "정부가 공보의들을 다 빼가서 지역 보건의료원에 사람(의료인력)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공식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의사 면허가 수련병원에 묶여있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 A씨도 "병원이 처음엔 사직서를 제출한 2월부로 수리를 해주겠다고 해서 믿었지만, 추후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6월부가 아니면 수리가 안 된다고 번복하더라"며 "아는 지인분의 카페에서 일을 도우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2020년 9월 4일 서울 중구 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정부 여당과 의료계의 공공의료 확충 정책 관련 협상 서명식장 앞에서 전공의들이 졸속 합의에 반대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의협이 정부에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등을 요구하고, 타 의료기관 재취업조차 어려운 상황임에도 전공의들이 힘을 합쳐 대정부 투쟁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수련 자체에 뜻을 잃어버린 것과 2020년 당시 생긴 불신, 의협 집행부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의 적대적 태도에 수련 의지를 잃은 전공의가 많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류옥 전 대표도 "6월 초 사직서를 수리해주겠다는 등 유화책이 결국 기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전공의들이 더욱 강경해진 것 같다"며 "정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이런 상황에서 산부인과와 내과, 외과 등 필수과 전공의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불신과 의협의 불통도 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 의정 갈등 당시 대전협에서 활동했던 한 봉직의는 "2020년도에 전공의들이 배신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 현 의협 회장이 대전협과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해온 것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최대집 당시 의협 회장이 대전협과 충분한 소통 없이 정부와 합의에 나서며 전공의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이 전국의사총연합 출신인데 현 집행부 상당수도 같은 단체 출신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초 임현택 집행부와 박단 위원장 사이가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대전협과 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수차례 발표한 이후 신뢰를 잃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단 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언급할 경우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이런 소모적인 발언이 오고 가는 작금의 사태가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의협이 발표한 3대 요구안에 대해서도 "대전협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으로, 동의할 수 없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최대집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며 거부했다.


특히 2024년 현재 전공의 신분인 이들은 2020년 의정 갈등 당시 단체행동에 나섰다가 국시를 못 보게 될 위기에 처했던 의대생 당사자이기도 하다. 2020년 당시 의대생들은 국시 응시 거부에 나서며 대상 의대생의 14%만이 응시했었다. 정부는 합의문에 국시 재응시 조항이 없다며 의정 합의 후에도 약 넉 달간의 힘겨루기 끝에야 재응시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직 전공의가 대화 테이블로 나오기 위해선 정부와 의협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는 "정부가 워낙 법적인 대응을 강조해 놨기에 전공의들이 이견을 조율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의협도 대전협의 7대 요구안이 발표된 상황에서 3대 요구안을 발표할 것이었다면 사전에 대전협과 조율이나 대화가 필요했다. 이런 부분들을 분명히 개선하고, 2020년 사태와 같은 일이 없을 것이라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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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와 의협의 추가적인 유화책 등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귀하면 최대한 선처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모든 행정처분을 하지 말라는 요청은 들어주기 어렵다고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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