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학교 명예 학사 학위 수여
어려운 학생에 식사·등록금 내줘
41년 동안 대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며 선행을 베푼 가게 주인이 명예 학사 학위를 받았다.
22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는 창립 90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권순단(74) 광운분식 전 대표에게 명예 학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처음 1976년 광운대 앞에 분식집을 열었다. 권 대표는 "영업 초만 해도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광운대 학생들 대부분이 광운분식에 들를 수밖에 없었다"며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가 됐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권 대표에게 고민을 털어놓던 학생들은 광운대 교수가 되고 결혼 후 엄마·아빠가 돼서도 분식집을 찾았다. 분식집을 다시 찾는 졸업생들을 볼 때마다 권 대표는 '오랜 세월 잘 살아왔구나' 생각했다.
이에 더해 권 대표는 집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등록금을 선뜻 내주기도 했다. 권 대표는 "빌려준 등록금을 갚지 못해 발길을 뚝 끊었던 학생이 있었는데, 졸업 뒤 찾아와 100만원을 얹어 갚기에 울컥했다"며 "돈을 마련하기까지 마음고생을 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라고 이야기했다.
권 대표는 2017년 광운분식을 정리하고 지금은 아들과 함께 식당 세 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자신의 가게를 찾는다고 했다. 권 전 대표는 "광운대 명예 학사학위를 받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2003년 광운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아들과 이제 동문이 됐다"라고 기뻐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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