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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밸류업, 신뢰 회복이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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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 닷새 만에 인적분할 철회
시총 2위 HLB, 신약 승인 불발로 연속 하한가
시스템 보완 통해 신뢰 높여야할 때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은 미국을 방문 중이다. 저평가를 해소하려면 상장사의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강화는 물론이고 신뢰 제고가 필수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신뢰를 떨어트리는 이슈가 잇달아 발생했다.


시가총액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서진시스템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에 대한 인적분할 결정을 철회했다. 앞서 서진시스템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ESS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각 사업부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여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체제를 변경하고 혼재된 사업을 구분해 각 사업부문에 대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진시스템은 인적분할 안건을 결의한 지 닷새 만에 분할절차를 중단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철회 이유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분할 시 모회사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거래소가 이를 판단하는 데 5시간가량 걸렸다.


인적분할과 같은 중대 사안 결정을 앞둔 상장사는 다양한 검토 과정을 거친다.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일수록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거래소가 당일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을 검토하지 않고 이사회서 의결한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2위까지 올라갔던 HLB 주가는 이틀 만에 반토막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이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거래일 연속 하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는 HLB뿐만 아니라 관계사 7곳 주가가 일제히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FDA로부터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며 경과를 설명했다. 사후 대처는 빠르고 투명했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증권사는 올해 들어 HLB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HLB보다 시가총액이 작은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스티팜 등은 부지런하게 분석했다. 주가가 상승하는 동안 HLB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투자하는 데 참고할 만한 전문가 의견을 접할 수 없었다. 회사 쪽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다 보니 승인 불발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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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과 HLB 사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개별 상장사 역량 문제로 한정하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상장사 주식 담당자와 IR 책임자가 규정 숙지를 못하고 있다면 감독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교육해야 한다. 보안은 유지하면서도 실무를 문의할 수 있는 창구를 강화해야 한다. 투자자 이목이 쏠리는 상장사를 분석하는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지수 기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 밸류업을 외치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면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규제를 강화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다 보면 밸류업은 요원하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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