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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반도체 회복 축포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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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반도체 회복 축포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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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


반도체 대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회복을 확인한 대한민국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에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상향한 2.6%로 예측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한국 경제가 점차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새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7% 올라갔고 SK하이닉스는 기존 2조9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완전히 '새로고침'을 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회복 국면을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어 세계 첨단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투톱'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을 때 고부가 제품인 HBM 개발 및 생산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AI 반도체 시장이 열리는 상황을 일찌감치 대비한 점은 한국 반도체업계가 잘한 위기 대응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이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국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발 빠른 전략이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메모리 강국인 한국이 취약한 비메모리 영역을 보완하기는 더 힘든 환경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어 90점, 영어 80점, 수학 70점, 과학 60점인 학생이 잠시 떨어졌던 국어 점수를 다시 올려 평균 점수를 맞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가장 약한 과학 점수는 늘 제자리걸음인 상황과 비슷한 셈이다.


우리가 반도체 축포를 터뜨리는 사이 외부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에 끊임없이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대만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을 추월해 두 시장의 시총 격차를 21년 만에 최대로 벌린 배경을 더 다양한 AI 칩 생태계를 갖춘 환경에서 찾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반도체 '투톱'이 전부인 한국과는 달리 대만은 TSMC를 선두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AI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고음은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이달 공개한 반도체 보고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보고서는 2032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생산능력(캐파) 중 한국 점유율이 19%로 대만(17%), 미국(14%)보다 앞선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낸드플래시와 D램 시장에서 각각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하지만 10㎚(1㎚=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반도체의 한국산 점유율은 31%에서 9%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47%), 미국(28%)보다 뒤처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다음으로 10㎚ 이하 파운드리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미국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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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게 시급하다. 지금은 반도체 회복에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지금처럼 잘하는 것만 하다가는 언제 또 길고 어두운 터널을 마주할지 예측할 수 없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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