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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쟁비용 원천인 가스 수출 '반토막'...우크라 전쟁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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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재에 가스 수출량 50% 급감
따뜻했던 지난 겨울…가스소비량도 감소
러 재정 25% 지탱…재정적자 눈덩이

러, 전쟁비용 원천인 가스 수출 '반토막'...우크라 전쟁 영향 불가피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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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이 20여년만에 대규모 적자를 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대(對)러 제재로 가스 수출길이 막혀 판매량이 크게 줄었고, 지구온난화로 가스 수요가 감소한 것이 지난해 적자 실적의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재정, 전쟁비용의 주요 원천인 가스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프롬 9조원 이상 대규모 손실…가스판매량 반토막
러, 전쟁비용 원천인 가스 수출 '반토막'...우크라 전쟁 영향 불가피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1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지난해 6290억루블(약 9조3500억원) 규모의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1999년 이후 24년만에 최대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손실액 4470억루블보다 훨씬 손실 규모가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까지만해도 가즈프롬은 1조2000억루블의 순이익을 냈던 건실한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대러제재가 크게 강화됐고 특히 유럽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제한하면서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다. 러시아의 유럽 내 천연가스 시장 점유율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42%에서 지난해에는 8%까지 급감했다.


이에따라 가즈프롬의 천연가스 수출량도 2022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가스프롬의 가스 판매 매출은 4조1000억루블로 2022년 8조4000억루블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대외 가스판매 수익이 7조3000억루블에서 2조9000억루블로 감소한 여파였다.


가즈프롬은 중국과 인도 등 유럽의 대체시장으로 떠오른 국가들과의 교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유럽 가스시장 비율이 워낙 컸었기 때문에 쉽게 대체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크레이그 케네디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부의장은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서의 매출 손실은 유럽으로 돌아가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다만 전쟁으로 인해 개전 이전의 수출모델로 돌아가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도 한몫…눈 녹은 알프스에 가스 수요 감소
러, 전쟁비용 원천인 가스 수출 '반토막'...우크라 전쟁 영향 불가피 지난 2월 적설량 감소로 눈이 부족해 임시 폐쇄된 스위스 오르몬트 데수스 스키장의 모습.[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지난 겨울 지구온난화에 따라 기온이 크게 상승한 점도 대러제재와 함께 가스 수출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알프스 주요 스키장들이 적설량 부족으로 스키장을 폐쇄할 정도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난방용 가스 수요가 크게 줄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의 대표적인 기상연구소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14.98도를 기록해 185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48도나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알트도르프의 경우 최고기온이 섭씨 19.2도까지 치솟았고 , 폴란드 바르샤바도 18.9도, 스페인 빌바오는 25.1도 , 심지어 북극권은 덴마크 아베드 지역도 12.6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1월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 우려에 따른 유럽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증가도 천연가스 수요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국제 싱크탱크인 엠버가 집계한 지난해 유럽의 발전 비중에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44%, 원자력 23%, 천연가스는 17%, 석탄은 12% 등을 기록해 재생에너지 비율이 천연가스와 석탄 등 화석연료 비중을 넘어섰다.

러 재정 25% 지탱하는 가즈프롬…우크라 전쟁에도 영향 불가피
러, 전쟁비용 원천인 가스 수출 '반토막'...우크라 전쟁 영향 불가피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러시아 정부의 주요 재정원천 중 하나인 가즈프롬의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미국의 신규 무기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당도하기 전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전쟁비용 마련이 어려워지는만큼 공세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인 오체레티네를 점령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아우디이우카에서 서북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이 당도되기 전에 최대한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 파상공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가즈프롬의 수익성 악화 속에 재정압박이 커진 러시아 정부가 전쟁비용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러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 재정의 25% 정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약 50만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순손실로 인해 러시아 정부가 받을 배당금 및 세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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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전비로 러시아 정부의 재정적자도 커지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1월과 2월 재정적자가 340억달러(약 46조원)를 기록했다. 당초 러시아 정부가 최대치로 예상했던 2024년 전체 재정적자 규모는 390억달러 정도였는데 불과 두달 만에 한계치로 정해놨던 규모에 맞먹는 적자가 발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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