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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정책은 설득…우기면 된다는 오기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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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수 증가로 공매도 금지 옳았다 '오판'
정책은 이해와 갈등 조정 통해 설득으로 나아가야

2020년 10월 금융위원회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2020년 베스트 금융정책' 투표 이벤트를 진행했다. 후보에 8개 정책이 올랐고, 그중에 공매도 금지가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2020년 3월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금융위가 베스트정책 후보로 올리면서 잡음이 일었다. 논란이 큰 사안을 금융당국이 베스트정책으로 평가하는 것에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더욱이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금융 선진국들은 코로나19 때 공매도 금지를 시행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초래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론적으로 이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근거가 없어서다.


실제 2021년 10월 국제학술지 ‘금융연구레터’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매도를 금지한 유럽 6개국의 사례를 짚은 ‘2020년 유럽 공매도 금지 조치와 시장의 질에 미치는 영향’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은 “공매도 금지 국가의 시장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거래량도 적었다. 가격 하락을 방지하고 변동성을 줄이려는 규제 당국의 목표는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시시비비]정책은 설득…우기면 된다는 오기 버려야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2차)회가 4월25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등 참석자들이 공매도 방지 대책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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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때까지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 정책에 일관된 이유가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학계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효율성을 훼손한다는 중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한국 증시 역사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10일~11월9일), 코로나19 위기(2020년 3월16일~2021년 5월2일-이후 코스피200, 코스닥150 이외 종목 공매도 금지는 유지) 때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지난해 11월 네 번째 금지 조치가 이뤄졌다. 불법 공매도 근절과 공매도 제도 개선이 이유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표를 잡기 위한 총선용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가 또다시 자화자찬 정책으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4일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 회의에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 느는 것을 보니 공매도 폐지 정책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오판이다. 외국인 순매수 증가 원동력은 반도체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랠리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및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린 결과다. 기자의 뇌피셜(자기 혼자만의 생각을 공식적으로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주장)이 아닌, 자본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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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우기면 된다는 오기가 깃들어서는 안 된다. 그 같은 정책의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책은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면서 설득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더 이상 오판하거나 끼워 맞추기식 논리로 자평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6월 말까지로 정한 공매도 금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공언한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막는 전산화 시스템 구축 완료가 최소 1년은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서다. 그렇다면 외국인 순매수 증가를 이유로 공매도 금지가 옳았다고 자평할 게 아니라 불법 공매도를 통제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 구축되면 다시 글로벌 스탠더드(공매도 재개)에 맞게 가겠다고 꾸준히 설득하는 게 낫다. 기자도 그저 '개미'일 뿐이고, 시장을 훼손하는 불법 공매도가 근절되기를 바라니 자본 시장의 설득에 더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이선애 증권자본시장부장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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