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선언 250주년 축하하는 선물 의미
1912년 백악관 인근에 3000그루 심어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가 백악관 국빈 방문 환영 행사에서 오는 2026년 독립선언 250주년을 축하하는 선물로 미국에 250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한다. 1912년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전 대통령 시절 일본이 미국에 3000그루의 벚나무를 심은 지 100여년 만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방미 중인 기시다 총리가 백악관 환영 행사에서 벚나무 250그루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기증하는 250그루의 벚나무는 워싱턴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제퍼슨 기념관 주변 인공 호수 타이달 베이슨의 방조제 보수 공사로 140그루의 잘려 나가는 벚나무를 대체하게 될 예정이다.
성공한 공공외교 사례 꼽히는 벚나무 기증
해마다 3, 4월이면 벚꽃놀이 인파가 몰리는 워싱턴 제퍼슨 기념관 주변의 벚나무는 1912년 당시 도쿄시장이 워싱턴에 기증한 것이다. 미·일이 서로의 필리핀, 한반도 식민 지배를 인정한 '가쓰라 태프트 밀약'의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 시절이었던 당시 영부인 헬렌 태프트 여사가 일본으로부터 선물 받아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증 당시 양국 관계가 식민주의 측면을 갖고 있었음에도 현재는 미·일 동맹을 상징하는 성공한 공공외교 사례로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백악관에서 지난해 기시다 총리의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양국 우정의 표시로 심은 벚나무 등을 함께 감상했다. 마틴 루서 킹 기념관 근처에도 벚나무가 새로 심어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우정의 상징인 벚나무 기증에 감사한다"며 "매해 봄이면 100여년 전 일본의 3000그루 벚나무 선물 덕에 워싱턴 전역에는 벚꽃이 피어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소메이 요시노 벚나무 품종이 원래의 수명 60년보다 훨씬 넘는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워싱턴에서 살아남았다며 "지역 주민들이 벚나무들을 아끼고 보호해온 것처럼 미·일 관계도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다음 날은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를 갖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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