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선 내 미사일포대 오작동
해상·항공 항로 모두 폐쇄
덴마크 해군 함선에 설치된 미사일 포대가 오작동을 일으켜 발트해 주요 해협인 덴마크의 스토레벨트 해협 일대가 완전히 봉쇄됐다. 덴마크군은 해당 미사일 포대가 훈련 이후에도 멈추지 않아 자칫 주변을 이동 중이던 선박과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다며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해당 항로는 북해에서 발트해로 들어가는 주요 관문으로 하루 수만 척 이상의 선박이 이동하는 해협이다. 특히 러시아 석유가 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는 항로라 해협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 석유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훈련 후에도 계속 포대 활성화…"선박·항공기 요격 우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덴마크군은 성명을 통해 "코르소르 해군 기지 내 호위함에 탑재된 하푼 미사일 발사대가 시험발사 이후 비활성화되지 않고 있어 전문가들을 소집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발사대가 멈추기 전까지는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이나 항공기 등을 향해 미사일이 최대 수㎞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코르소르 해군기지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위치한 셸란 섬과 본토인 유틀란트 반도를 연결하는 스토레벨트 해협에 위치한다. 덴마크군은 해상 및 항공안전을 위해 스토레벨트 해협 일대를 폐쇄했다. 다만 덴마크군은 해당 미사일에 탄두가 실려있지 않은 상태라 폭발위험은 없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경찰과 해양 당국도 해군으로부터 사고 내용을 보고받은 후, 위험 구역 방향으로 향하는 선박들에 통보하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덴마크군의 신뢰도는 한층 떨어질 위기를 맞았다. 전날 또 다른 선박의 무기시스템 고장 사고가 발생해 플레밍 렌트퍼 국방장관이 경질된 바 있다. 국방장관이 해고된 지 하루 만에 미사일 포대 오작동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발트해 들어가는 필수 관문 막혀…러 석유 수출도 타격 예상
이번 오작동 사고로 스토레벨트 해협 일대 해상·항공 교통이 마비되면서 북유럽 지역의 물류 운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스토레벨트 해협은 북해에서 발트해로 들어가는 관문지역으로 매일 무역선 수만 척이 통과하는 지역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제재로 유조선을 통한 중국 및 인도로의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러시아의 경우,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관세청 집계결과 지난해 러시아의 대유럽 수출은 전년 대비 68% 감소한 849억달러(약 113조4600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을 대신해 주요 에너지 고객이 된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로의 수출은 5.6% 증가한 3066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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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긴장감 고조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36% 오른 배럴당 86.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45% 뛴 배럴당 90.65달러를 기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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