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알자지라법' 제정…네타냐후 "테러범 채널 폐쇄"

국가안보 위협 외국 언론사 취재·보도 금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자국에 불리한 보도를 해온 아랍권 방송매체 알자지라의 취재·보도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일(현지시간) 의원 총회를 열고 국가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알자지라 법'(Al Jazeera law)을 가결했다.

알자지라 통신 로고 [사진출처=알자지라 트위터]

이 법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는 외신의 현지 지국 폐쇄와 더불어 인터넷 서버 및 웹사이트 접속 차단도 명령할 수 있다. 명령은 24시간 이내에 실행돼야 한다. 관련 조치는 45일간 지속할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하다. 비록 임시법이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해당 조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법 통과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테러범 채널 알자지라는 이제 이스라엘에서 활동을 중단한다"며 "정부는 새로운 법을 즉각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슐로모 카르리 통신부 장관도 "알자지라의 채널은 폐쇄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서 하마스를 대변하는 자에겐 표현의 자유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법은 알자지라가 지난해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내내 이스라엘에 불리한 보도를 해왔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일례로 개전 초기인 지난해 10월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두고 당시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포탄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알자지라 기자 두 명을 표적 살해했으며 또 다른 기자 한 명은 이스라엘 공습에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부상한 알자지라 기자가 하마스 지휘관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알자지라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자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가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미디어 네트워크와 언론 자유에 대한 자신의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대담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법안 통과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며 "만약 (알자지라 지국 폐쇄를 위한 입법)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의 행보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