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피 후 해체 작업
독일 북부 해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투하한 것으로 보이는 1.8t짜리 불발탄이 발견됐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킬 협만에서 발견된 길이 2m짜리 불발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소속이었던 영국군이 투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출처=독일 킬 경찰 엑스(X·옛 트위터) 캡처]
26일(현지시간) NDR 방송은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킬 당국이 최근 킬 협만에서 발견된 길이 2m짜리 불발탄을 해체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우선 인근 도로와 선박 운항을 통제하고 주민 1600여명을 대피시켰다. 그 뒤 크레인으로 폭탄을 끌어 올려 해상에서 기폭장치를 제거했다.
이 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일원으로 참전한 영국군의 HC4000 항공 폭탄으로 추정된다. 무게가 4000파운드(약 1.8t)에 달한다. 압력파를 내는 방식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것이 특징으로, '블록버스터'라고도 불렸다. 이번에 발견된 폭탄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에서 발견된 불발탄 가운데 가장 크다. 매체는 만약 이 폭탄이 폭발했다면, 반경 2㎞ 지역에 피해를 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킬 경찰은 폭탄을 성공적으로 해체했다고 전했으며, 이 폭탄을 보관 시설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안 지형으로 '킬 피오르드'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2차대전 당시 독일 해군기지와 조선소 등이 있었다. 그 탓에 연합국 공군으로부터 집중 폭격을 맞았던 곳이다. 킬 당국은 당시 90차례 공습으로 고폭탄 4만4000개, 지뢰폭탄 900개, 소이탄 50만개가 투하됐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HC4000 폭탄은 2017년 9월 유럽의 '금융 수도'인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발견됐다. 금융업계 종사자들의 거주지가 밀집돼 있고 금 1700t 이상이 저장된 보관소까지 위치한 곳이라, 해체 작업 도중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주민 7만여 명과 대형 병원 두 곳의 환자들이 모두 대피하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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