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가격, 한 달 사이 38.6% 내려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5.7% ↓
정부 할인 지원에 유통업계 할인 행사 효과
대파 가격이 한 달 새 4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전방위 대책을 쏟아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875원짜리 대파 한단을 놓고 "합리적"이라고 한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면서 가격 인하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대파 1㎏의 소비자가격은 평균 276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인 18일(3018원)과 비교했을 때 8.3% 내린 수치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대파 가격의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달 22일 대파 평균 가격은 4504원에 달했지만 한 달 새 38.6% 내렸다. 현재 대파 가격은 평년 가격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준이다. 3월 하순 기준 대파 평년 가격은 2935원으로, 22일 가격은 이보다 5.7% 낮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저·최고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대파 소매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 지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일 농산물 납품단가 인하에 204억원, 농산물 할인에 230억원을 각각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15일에는 납품단가와 할인행사 지원 금액을 증액하는 등 물가안정을 위해 총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춰 농축산물에 대한 자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는 농림부의 농산물할인쿠폰(농할)을 적용한 가격에 자체 할인을 더한 농산물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 e커머스 업체들도 과일 등 농산물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다만 쪽파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쪽파 1㎏의 소비자가격은 평균 8380원으로 일주일 전 가격인 8365원보다 1.9% 올랐다. 이는 평년 가격(5201원)보다는 61.1%, 1년 전 가격(5070원)보다는 65.3% 높은 수준이다. 다만 1개월 전 가격인 1만26원에 비하면 16.4% 하락했다.
파 이외의 주요 농산물 가격도 정부의 할인 지원 영향으로 대부분 내림세를 보인다. aT에 따르면 '미친 사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고공행진 하던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하락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도 3만931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4% 내렸다.
청상추 100g 가격은 평균 898원으로 1개월 전(1159원)보다 17.4% 내렸고, 같은 기간 국산 깐마늘 1㎏ 가격도 9608원으로 5.7% 하락했다. 이 밖에도 ▲시금치 100g(-35.5%) ▲오이 10개(-22.3%) ▲토마토 1㎏(-17.2%) 등의 가격이 한 달 새 내렸다. 반면 ▲양배추 1포기(7.7%) ▲양파 1㎏(12.2%) ▲감자 100g(3.0%) 등은 가격이 한 달 동안 상승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의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 물가를 살피는 자리에서 대파 가격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납품단가 지원(2000원)과 농림축산식품부의 30% 할인 지원, 유통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대파 가격을 1㎏당 875원에 판매했다. 이는 당시 평균 소비자가격인 3018원보다 약 71% 저렴한 가격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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