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300명 넘어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방화 테러의 희생자가 137명으로 늘었다고 러시아 당국이 24일 밝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 조사위원회는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장 괴한 일당의 무차별 테러의 사망자가 24일 오후 기준 137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만에 사망자 수가 4명 더 늘어났다.
전체 사상자 수는 300명을 넘는다. 모스크바 보건 당국은 이번 테러 현장에서 부상자가 최소 180명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142명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입원 환자 가운데 32명이 퇴원했고, 외래 치료를 받는 환자는 38명이라고 보건 당국은 덧붙였다.
조사위는 또 이 공연장에서 무기와 다량의 탄약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AK 돌격소총 2정과 탄약 4세트, 탄약이 담긴 통 500개 이상, 탄창 28개가 나왔다.
러시아는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관련자 총 11명을 전날 검거했다. 이날 테러 용의자들은 모스크바에 있는 조사위 본부로 이송됐다.
이 사건 직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 조직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조직원이 이번 테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이 단체의 선전매체인 아마크가 90초 분량의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용의자들의 음성은 변조 처리돼 있었고 이들 가운데 1명은 "자비 없이 죽여라. 우리는 신의 대의를 위해 왔다"고 말했다는 자막이 나온다.
ISIS-K는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이란 등지에서 최근 수년간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다.
반면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총기 테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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