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사과·배 소매가격 평년 수준 회복
중도매가격 여전히 평년 2배 이상
"햇과일 출하해야 가격 안정될듯"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 대책들을 쏟아내는 가운데 사과·배 등 과일 소매가격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일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2배가량 높게 유지되고 있어 지금의 소매가격 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카미스)에 따르면 사과 10개의 소매가격(후지, 상품)은 지난 13일 3만105원까지 급등한 후 15일 2만7424원, 18일 2만4148원, 20일 2만3776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평년(2만3207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사과값이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수 있다.
다른 과일 가격도 평년 수준과 비슷해지고 있다. 배 10개 소매가격(신고, 상품)은 15일 4만5381원에서 18일 4만1551원로 사흘 만에 4000원가량 떨어졌고 21일에는 3만5941원으로 평년(3만7147원) 보다 낮은 수준이다. 딸기 소매가격(100g, 상품)도 15일 1388원, 18일 1329원으로 하락세다. 딸기의 평년 가격은 1096원. 토마토 1kg의 소매가격(상품)은 15일 8641원에서 18일 7742원, 20일 7653원까지 떨어졌다. 토마토 평년 가격은 5846원이다.
앞서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3·18 대책을 발표, 농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등 '특단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기간, 품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납품단가와 할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긴급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신속하게 투입하고 있다.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은 18일부터 기존 13개의 지원품목에서 21개로 늘었고, 지원단가도 품목별로 최대 2배까지 확대해 적용 중이다. 4월 이후에도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 납품단가 지원을 연장할 방침이다.
수요 분산을 위해 수입과일도 집중 공급되고 있다. 정부는 수입과일 공급 확대를 위해 관세인하 품목을 늘렸으며 물량도 무제한으로 확대했다. 21일부터는 정부가 직수입한 바나나 1140t(톤), 오렌지 622t이 20%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또 전통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로페이 농축산물할인상품권을 다음 달 말까지 600억원 규모(국비 180억원)로 발행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정부 대책에 보폭을 맞추고 있다. 쿠팡은 '시즌과일찬스' 행사를 열고 토마토, 사과, 딸기 등 과일 7종을 로켓프레시로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도 농림부와 함께 '농산물 할인쿠폰'을 통해 사과, 배 등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유통업체 자체 할인과 정부 할인지원 30%까지 더해진 만큼 소비자들의 부담 완화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 판매하는 가격인 중도매가격은 여전히 평년보다 높아 언제든 소매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 사과 10kg(후지, 상품)의 중도매가격은 20일 기준 9만2640원으로 평년(4만786원)보다 2배 이상 높다. 같은 날 배 15kg의 가격은 10만4400원으로 평년(5만1279원)의 2배 수준이다. 딸기, 토마토 등 다른 과일 상황도 비슷하다.
농산물 물가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공급 문제에 기인한 만큼 햇과일이 출하되는 7~8월 이전에는 농산물 가격 안정에 힘을 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와 배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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