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언어 들린 기조연설 행사장
몰려든 인파로 1만개 넘는 좌석 매진
캐릭터 같은 로봇 등장에 관람객 탄성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TC 2024 행사 첫날인 18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하자 행사장에선 환호가 울렸다. 현장에선 영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세계 각국 언어가 들리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행사가 세계의 축제로 자리매김했음을 짐작게 했다.
기조연설이 진행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내 SAP 센터는 1만6781㎥ 규모의 종합 경기장으로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SAP 센터에 마련된 1만개 넘는 좌석은 몰려든 인파로 3층까지 전석 매진됐다.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많은 인원이 SAP 센터를 둘러싸고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볼 수 있던 배경이다.
젠슨 황 CEO는 이날 중간중간마다 유머 섞인 발언과 함께 능숙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자가 모여 차세대 6G 무선통신과 로봇 공학, 자율주행 자동차, AI를 활용한 로봇 제어 방법 등을 알아내려 노력하는 콘퍼런스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GTC 행사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젠슨 황 CEO가 새로운 AI 칩을 소개하는 등 중요 발언할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들리는 모습은 마치 유명 가수의 공연장을 찾은 듯한 느낌을 줬다. 업계에선 이번 GTC 행사를 두고 ‘AI 우드스톡(미국의 전설적인 록 페스티벌)’으로 불렀다. 행사 시작 전 일부 관람객들은 최신 팝송이 들리는 행사장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등 즐거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행사 말미에 엔비디아가 직접 학습시킨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가 깜짝 등장하자 관객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키가 성인 남성 허벅지 중간 정도 되는 키의 두 로봇은 캐릭터 같은 모습 덕분에 관객들에게 귀엽다는 평가를 받았다. 젠슨 황 CEO는 이날 AI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로봇 분야에서도 선도 기업이 되겠단 포부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젠슨 황 CEO가 2009년에 GTC에서 첫 번째 기조연설을 했을 때 발표 장소에 앉은 사람이 1000명도 되지 않았다"며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2만4000% 급등했으며 이번엔 1만명 넘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기조연설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위상이 AI 효과로 그만큼 높아졌다는 말을 실감케 한 행사였다.
새너제이(미국)=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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