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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파묘’는 어떻게 극장에서 돈을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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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700만명 동원 ‘649억원 매출’
쇼박스 실적부진 한방에 만회
젊은 기획, 쉬운 구성, 놀이 마케팅
‘머리띠 쓰고 브이’ 최민식 꾸미기 열풍

[포커스]‘파묘’는 어떻게 극장에서 돈을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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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가 단숨에 700만여명을 끌어모았다.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파묘’ 제작비는 140억원으로,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330만명)을 훌쩍 넘겼다. 통상 중소규모 영화에 유명 배우 몇 명만 캐스팅해도 제작비가 80~90억원에 육박하고, 메이저 투자배급사에서 만드는 주력 영화 제작비가 200~3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알차게 꾸린 살림이다.


‘파묘’는 7일까지 누적 관객수 676만6761명을 모았다. 누적 매출액은 649억3862만원이다. 영화를 투자·배급한 쇼박스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한방에 만회했다. 업계는 ‘파묘’의 이례적 흥행을 분석하는 데 혈안이다.


똘똘하고 영리한 ‘젊은 기획’

‘파묘’의 흥행은 ‘젊은 감독이 만든 똘똘한 영화는 관객이 알아봤다’로 요약된다.


장재현 감독은 1981년생으로 43세다. 전역 후 25세에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 시절 만든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2007)가 주목받으며, 상업영화 ‘검은 사제들’(2015)로 제작됐다. 이를 통해 입봉해 영화 ‘사바하’(2019)로 세계관을 이어갔다. 가톨릭 퇴마의식, 사이비 종교 소재 등 독창적 세계관을 매력적인 오컬트(Occult·초자연적 현상) 장르로 그려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앞서 장 감독은 ‘파묘’를 공포영화로 준비했다. 그러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집필 중인 시나리오를 확 바꿨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보기 원하는가’,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영화는 무엇인가’ 고민한 끝에 전체 ‘플롯’(이야기 구성)을 갈아엎었다. 기존 공포영화 속 전형적인 주인공을 설정하는 대신, 4명이 팀을 이뤄 화끈하게 나아가는 이야기로 바꿨다. 극장용 상업영화를 잘 만들기 위한 고민에 따른 똑똑한 기획이 주효했다.


[포커스]‘파묘’는 어떻게 극장에서 돈을 벌었나 '파묘 촬영장에서 장재현 감독(왼쪽)과 배우 최민식[사진제공=쇼박스]
[포커스]‘파묘’는 어떻게 극장에서 돈을 벌었나 '파묘' 스틸[사진제공=쇼박스]

허리가 끊어졌다? 2장 구성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대사처럼, ‘파묘’도 허리가 끊어져 있다. 영화는 1장과 2장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연결되지만, 마치 두 개의 에피소드처럼 파트를 나눠서 만들었다. 혹자는 ‘오컬트’로 시작해 ‘항일’로 끝맺는 영화가 어색하다고 하지만 이는 10대 후반~20대 중후반 ‘Z세대’(Gen-Z, 1990년 후반~2010년 초반 태생)를 흡수한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주로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에 열광하며 소비하는 Z세대는 짧은 호흡의 영상 시청에 익숙하다. 그래서 극장에 앉아서 2시간 이어지는 영화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 ‘파묘’는 이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마치 두 개의 영상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또 다른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듯한 체험을 선사하며 몰입을 지속시킨다. 이는 중장년 관객에게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친절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달하며 이해를 도왔다.

놀이처럼 씹고 뜯고 맛보는 콘텐츠

상업영화는 마케팅도 중요하다. ‘파묘’는 철저히 ‘Z세대’에 포커싱 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 같았으면 ‘대배우’ 최민식을 전면에 내세워 ‘연기력’ ‘연륜’ ‘흥행배우’ 등에 초점을 맞췄을 터. ‘파묘’는 최민식이 뒤로 빠지고 김고은, 이도현 등 젊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마케팅 과정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으로 보인다.


[포커스]‘파묘’는 어떻게 극장에서 돈을 벌었나 무대인사 중인 최민식[사진제공=쇼박스]

61세 연기자 최민식은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파묘’로 고정된 이미지를 깼다. 예능 콘텐츠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었지만, 개봉을 앞두고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간 걸어온 보수적인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수십 년 연기해온 최민식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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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화 ‘무대인사’는 ‘팬 서비스’가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됐다. 온라인 파급력이 커지면서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생성돼 놀이처럼 소비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맞춘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최민식은 최근 무대인사에서 관객이 건네는 ‘머리띠’를 쓰고, 과자 가방을 멨다. 이 모습이 담긴 사진·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할꾸’(할아버지 꾸미기)가 유행하며 최민식에게 다음 무대인사에서 어떤 코스튬을 선물로 건넬지를 놀이처럼 논의하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영화에 대한 관심을 꺼지지 않게 하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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