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금리 빨리 인하해" 美 민주, 의회 출석 파월 압박 거셀 듯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1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민주, 11월 대선 앞두고 파월 압박
트럼프는 "파월, 민주 도우려고 금리 인하"
공화는 은행 자본 확충안 놓고 비판 예상

6~7일 미국 의회에 출석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민주당으로부터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라는 거센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신속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공화당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금리 인하와 Fed의 은행 자본 확충 계획을 놓고 파월 의장을 비판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빨리 인하해" 美 민주, 의회 출석 파월 압박 거셀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4일(현지시간) Fed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6일 하원, 오는 7일 상원에 이틀 연속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나선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금리 인하 신중론을 거듭 강조하며 서둘러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ed가 금리를 빨리 내릴수록 기업·가계 부담이 줄어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성과를 과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는 지지율 역전을 노릴 수 있어서다.


미 의회 상원 은행위원장인 셰러드 브라운 연방상원의원(오하이오)은 지난 1월 파월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고금리가 중소기업에 타격을 주고, 많은 미국인이 주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올해 초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크리스 벤 홀렌 민주당 연방상원의원(메릴랜드주)은 지난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ed가 주택 비용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인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파월 비판론자'로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메릴랜드주)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높은 금리는 주택 등 가계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금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민주당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고,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경우 자칫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지난 1월 전년 대비 2.4% 상승해 2022년 정점(7.1%)에서 크게 둔화했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는 2022년 1월 0~0.25%에서 지난해 7월 5.25~5.5%까지 오른 뒤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표 계산과 함께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배경이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아직 웃돌고 있어 금리를 인하하려면 추가 둔화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리를 내렸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해 다시 금리를 올리는 상황을 Fed는 가장 경계하고 있다.


정책분석업체인 이븐플로매크로 설립자인 마크 서멀린은 "Fed가 올해 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민주당으로부터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뜻하지 않게 경제가 나가떨어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민주당에는 아주 심각한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 공화당에서는 Fed의 금리 인하가 바이든 행정부를 지원사격하는 정치적 결정이 될 수 있다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사람들을 당선시키려 금리를 낮추려 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돕기 위해 아마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파월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의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으로서는 금리를 동결하든 인하하든 양쪽에서 비판받는 상황에 처하는 셈이다.


여기에 공화당은 Fed의 대형 은행 자본 확충 계획을 놓고도 파월 의장을 비판할 가능성이 높다. Fed는 대형은행들이 자본을 20% 더 쌓도록 해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당국자들이 금리 인하 신중론을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은 뒤로 밀리고 있다. 산탄데르US캐피털마켓LLC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Fed가 선거 후까지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스텐 슬록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상승한다면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고 봤다.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포퓰리스트 좌파와 포퓰리스트 우파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금리를 손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큰 실수"라며 "의회가 통화정책을 (Fed에) 아웃소싱한 이유가 정확히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